"수개월째 휴가 못가는 軍장병, 안쓰럽다" 한 장교의 호소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 2021.01.19 10:43
자료=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쳐

한 야전부대의 장교가 장병들의 휴가 등 기본권 보장을 위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군 당국에 호소했다.

국군 장교로 복무 중이라는 청원인은 18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국군 장병은 언제까지 격리된 삶을 살아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나 휴가가 어려운 장병들을 위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청원인은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거리두기 정책을 유지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전 국민이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그날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한다면 올해 9월까지는 군인은 격리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방부에서 국군장병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침을 하달하고는 있지만 아쉽게도 충분하지 않다"며 "저는 간부이기 때문에 병사들보다는 자유로운 행동이 가능하지만, 병사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입대 후 수개월째 바깥 공기를 한번도 쐬지 못한 병사들이 너무 안쓰럽다"고 한탄했다.

이어 "군인은 국방부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 더 강화된 별도의 지침으로 통제를 받는다"며 "지금은 휴가와 외출이 모두 제한된 상황으로 병사들은 외출조차 금지되어 있고 청원휴가만 나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간부도 마찬가지로 출퇴근을 제외한 외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필요 시 지휘관 보고 후 외출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외출할 때 지휘관께 보고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국방부와 각 군에서는 휴가·외출 제한으로 장병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스트레스 해소 방안 의견을 제시하라는 지침을 하달하지만 상담관 파견, 체육대회 등을 제공하지만 사회적 격리로 인한 근본적 스트레스는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병사생활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매일매일 생각하는 게 휴가날인데 (장병들이) 기약 없는 희망만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간부로서 병사들을 보면 안쓰럽고, 잘 버텨주는 것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이렇게 통제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부대 주변 외출조차 못하게 통제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군 조직에서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발생시의 부대 마비 상황에 대해서 인지하면서도 "바이러스 유입 방지를 위해, 지휘부의 편리함을 위해 장병의 기본권을 통제한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휴가 일수를 평생 저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 보상 없이 휴가가 사라져 버린 경우도 있다"며 "병사 같은 경우는 휴가가 완전히 통제되고 있기 때문에 입대 후 휴가를 한 번도 못 나간 병사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사들 중에서 오랜 기간(3개월 이상) 휴가를 못 나간 인원이 있다면 지휘부에서 배려를 해줘 휴가를 내보내주셨으면 한다"며 "휴가를 나가더라도 복귀 후 1주 간 격리를 하는 등의 방역대책을 수립한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마지막으로 "휴가는 개개인의 권리이고,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은 국가기관의 의무"라며 "국방부에서는 휴가·외출 관련 개선 지침을 포함하는 장병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분명한 지침을 내려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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