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인 헬스장 "1년 신규등록 받았어요"…회원들도 "상쾌"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오진영 기자 | 2021.01.19 06:03
1개월 이상의 장기간 '집합금지'가 풀린 첫날인 어제(18일), 서울 시내 헬스장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오랜만에 운동을 나온 회원들은 방역 수칙을 잘 지켜가며 운동을 했고 트레이너들도 이들을 살펴보며 체육관을 관리했다.

헬스장 사장들은 "그나마 숨 쉴 수 있게 됐다"고 반기면서도 약 6주간 영업정지로 입은 손해를 생각하면 막막하긴 하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밤 9시 운영 제한'이나 '샤워장 이용 불가' 방침을 유연하게 변경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오랜만에 켜진 형광등…"손해가 크긴 한데, 그나마 숨통 트이네"


(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헬스장을 포함한 실내체육시설 영업이 재개된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내 한 헬스장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TV로 시청하며 운동하고 있다. 2021.1.18/뉴스1



이날 오전 시간 마포구 소재 한 헬스장에는 오랜만에 환한 형광등 불빛이 들어왔다. 337제곱미터(㎡·120평) 정도 되는 헬스장에서 회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를 두고 운동을 하고 있었다. 회원 구성은 30대 직장인부터 50~60대 고령층까지 다양했다.

이곳 관장 박정철씨는 "오늘부터 문을 여니 숨통이 트인다"며 "문 연 아침 7시부터 3시간 동안 약 30명쯤 회원이 운동해 방문했는데, 1년 신규 등록한 회원도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회원이 만진 기구를 수시로 닦고 매일 오전·오후 8시에 전체 소독을 하는 등 방역에 노력을 기울인다. 런닝머신 이용하는 회원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도록 낮은 속도로 뛰게 안내한다.

박씨는 "오늘 하루만 모두 신규등록 2명, 재등록을 1명 받았다"라며 "회원들도 오랜만에 운동하니 좋고 설렌다는 분위기인데, 이를 계기로 영업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18일 서울 마포구 소재 헬스장 /사진=박정철 관장 제공


같은 날 오전 11시40분쯤 방문한 서울 강북구 한 헬스장에 들어가자 운동을 하고 있는 회원 3~4명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헬스장은 지난달 8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된 뒤 약 6주만에 문을 열었다. 입장 전부터 실내에서 흘러나오는 아이돌 노래 등 케이팝이 들렸다.

입구 앞 손소독제 옆에 놓인 명부에는 이미 방문한 회원들의 명단이 적혀 있었다. 회원들은 트레이너와 펄스널트레이닝(PT) 수업을 받는 과정이나 수업이 끝난 뒤에도 마스크를 내리지 않았다. 회원들은 기구를 만진 뒤나 정수기에서 물을 마시고 나서 알아서 손소독약을 바르기도 했다.

헬스장 사장이자 트레이너인 김모씨(30)는 "어제(17일) 오후에 오랜만에 청소를 마치고 오늘 9시에 오픈했다"며 "코로나19(COVID-19) 유행 초기와 달리 회원들이나 트레이너나 스스로 마스크를 성실히 착용하고 수시로 기구를 소독해 감염 걱정은 크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밤 9시까지만 영업 가능해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18일 문연다'는 소식 듣고 재등록 문의도 오는 등 숨통이 트인다"며 "최근 6주간 회원권 환불액, 임대료 등을 다해 손해가 1800만원이 나 회복하려면 멀었지만 이제 2.5단계 때 영업은 가능해졌다는 점이 가장 마음 놓인다"고 덧붙였다.

오전에 헬스장을 이용한 송모씨(29)는 "동시간대 5명 정도 있어서 코로나는 크게 걱정 안 됐다"며 "사람들은 가볍게 런닝머신을 뛰거나 덤벨 등을 이용한 근력 운동을 했는데, 기분전환도 되고 상쾌했다"고 말했다.


업자들 "9시 운영 제한, 샤워장 이용 불가 유연하게 못 바꾸나요?"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집합금지·운영제한이 완화된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 헬스장에서 회원들이 운동하고 있다. 2021.01.18. dadazon@newsis.com



오픈을 했다고 업자들의 시름이 가신 것은 아니다. 헬스장 업자들은 '9시 운영 제한'이나 '샤워장 이용 불가 방침'도 수정했으면 하는 의견을 표했다.

오후 3시10분쯤 방문한 광화문역 인근 헬스장 트레이너 이모씨는 "(아침 7시 오픈 뒤) 48명이 다녀갔는데, 원래 400~500명이 왔던 만큼 큰폭으로 줄었다"며 "샤워실 이용, 영업시간 제한으로 오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박씨는 "현재 가장 불편하다고 느끼는 점은 샤워장 못 쓰는 것"이라며 "샤워장 못 쓰니까 회원들도 운동을 가볍게만 하고 돌아가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이 대부분 직장인이라서 이른 오전 아니면 저녁 8~9시에 많이 온다"며 "밤 9시까지 제한돼 있으니 영업 지장이 걱정되는데, 최소한 11시까지는 영업을 하게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가인 종로 소재 헬스·필라테스 체육관 사장 A씨(39)도 "차라리 동시간대 방문 인원 제한을 강하게 하고 방문 시간을 늘려줬으면 한다"며 "저녁 7시가 넘으면 사람이 몰릴까봐 걱정되는데 차라리 아침이나 낮에 닫고 대신 좀 더 늦게 영업을 하게 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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