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명 강의실에 20명만"…6주 만에 문 연 학원 가보니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 2021.01.18 15:03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종로학원에서 2020 재수선행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상황으로 8㎡(약 2.4평)당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해 운영한다. /사진=강주헌 기자

코로나19(COVID-19) 상황에서 학원 운영이 제한적으로 허용된 첫날인 18일 오전 10시에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종로학원. 2022학년도 수능을 목표로 재수를 일찍 결심한 학생들은 인원이 제한된 강의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재수 선행반만 운영하는 가운데 인원 제한으로 학원 분위기는 한산했다. 학원은 거리두기를 고려해 한 강의실 당 학생 50~60명 정원인 20개 강의실에 적게는 10명, 많게는 20명 정도 배치했다. 평균 200명 안팎으로 등록을 받고 있지만 지금은 180여명 학생이 수업을 듣고 있다.

대면 수업 시작 첫날이라 수업 도중에도 학원에 방금 등록한 학생들이 짐을 들고 강의실을 찾고 있었다. 이 학원은 지난 11일 개강 이후 한 주 동안 비대면 수업을 운영해왔다. 재수생 박모군(19)은 "수시 합격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결심한 이상 빨리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학원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 이후 6주 만에 나온 완화 조치에 따라 이날 학원가는 일제히 대면 수업을 재개했다. 단, 밤 9시~다음날 새벽 5시엔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8㎡당 1명으로 인원 제한 또는 두 칸 띄우기, 음식 섭취 금지(물·무알콜 음료는 허용) 등의 원칙도 준수해야 한다. 완화한 수칙은 31일까지 2주간 적용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전체 가동률로 살펴보면 100명 학원에서 30명 수업을 허용해준 셈"이라며 "재수생 수요가 아직 모두 반영이 되지 않은 시기에 재학생 특강도 운영하지 않아 교실이 비어있는 이유로 거리두기 방침에도 일부 인원의 대면 수업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남종로학원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겨울방학 특강을 이달 4일부터 운영하려다 취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업이 불가피해지면서 수강생 절반 가량이 등록을 철회했고, 교실 내 거리두기 방침도 감안한 결과다.


수도권 학원·교습소에 적용되던 '집합금지' 조치가 일부 완화된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종로학원의 한 강의실. /사진=강주헌 기자

학원 차원에서도 방역 태세를 유지했다. 학원 관계자는 "매일 오전, 오후 두 번 건물 관리 직원과 함께 하얀 방역복을 입고 소독약을 뿌린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매일 오전 등원 때와 점심 식사 전에 두 번 발열체크를 한다. 등원 시에는 학원 1층에서 매번 문진표를 작성해야 한다. 학원 관계자는 "전염 가능성을 고려해 가족 중에 확진 의심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으로 사실상 '가족 문진표'인 셈"이라고 말했다.

점심 시간에는 급식 인원을 나누는 거리두기가 지켜지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지하 식당과 층별 관리자와 무전으로 교신해 반별로 학생들을 순차적으로 식당으로 내려보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상황 이전에 식당 테이블 양쪽에 서로 마주 보고 앉았지만 현재는 테이블 한 면에만 한 칸 띄어 앉도록 운영하고 있다.

대입 정시 합격자 최종 발표 이후 재수생이 학원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2월 초에는 현장에 혼란이 예상된다. 임 대표는 "현 방침이 유지되면 거리두기로 등원을 못하는 학생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수능 수험생의 경우 거리두기 예외조항을 뒀었는데 본격 입시 레이스에 앞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종로학원에서 2020 재수선행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상황으로 8㎡(약 2.4평)당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해 운영한다. /사진=강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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