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포기한 트럼프…마지막도 ‘셀프 퇴임식’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21.01.17 13: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아예 대통령직을 포기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식 업무를 모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행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도 홀로 퇴임식을 할 예정이다.

16일(현지시간)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일주일을 극도의 혼란으로 끝내려 한다면서 코로나19 백신 부족 사태를 비롯해 다른 공식 일정들을 모두 펜스 부통령에게 사실상 위임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같은 상황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게 지난 15일이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흘 전만해도 백신 비축분을 풀어 접종 속도를 2배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각주에서 백신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접종 예약이 무더기로 취소됐고, 각 주 민주당 주지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거짓말을 했다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그런데 이날 에이자 보건장관은 지난 6일 발생한 트럼프 지지자 시위대의 의회 난입 사태를 이유로 돌연 사임을 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약속했었다.

CNN은 이같은 상황에서 당연히 대통령을 해결해야 할일을 펜스 부통령이 떠안아 수습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는 이날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에게도 선거 이후 처음으로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건네고 정권이양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밖에도 지난 14일에는 워싱턴DC 경비에 나선 주방위군을 찾았고, 16일에는 캘리포니아 해군기지로 날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그동안 외교정책을 점검했다. 그는 이란 핵합의 탈퇴를 비롯해 테러리즘을 막기 위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사살 작전, 중국과의 무역전쟁 등 성과를 되짚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도 “우리는 중국의 공격과 무역 남용에 대해 맞서야 한다”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해 강하게 맞서면서 미국과 우리의 자유로운 동맹들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뉴욕의 군사기지 포트 드럼으로 가서 군인들을 격려할 예정이기도 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자신의 측근이자 비공식 고문인 마이크 린델 마이필로우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웨스트윙을 떠나는 린델을 포착했는데, 그의 손에는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트럼프 측근 인사로 교체한 뒤 계엄령을 선포하자는 계획이 담겨있었다.

CNN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들에게 하원의 탄핵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이 2022년 중간선거에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도 문의했다고도 전했다.

이날 미 공영라디오방송 NPR은 행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날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앤드류스 합동기지에서 ‘셀프 퇴임식’을 가질 것 이라고도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배웅할 것"이라고 했다.

CNN은 “지난 4년간 트럼프가 미국을 사로잡고 있는 슬픔과 공포로부터 따로 분리되는 것은 익숙한 광경이지만, 마지막 날까지 무능과 형편없는 계획, 여기에 의사당 공격을 선동한 것에 대해 전혀 뉘우침이 없는 것은 숨이 막힐 정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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