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운명의 날' D-1…재계 "사회 기여 기회줘야"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심재현 기자, 이정혁 기자 | 2021.01.17 10:36
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월 14일 오전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공항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현직 삼성 임원들이 연루된 뇌물공여 혐의 등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호'을 이끄는 '선장'의 운명이 엇갈리는 최종 재판을 앞두고 17일 재계는 이 부회장의 부재가 삼성 앞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삼성 내부에선 판결이 어떻게 나올까 초긴장한 모습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18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재계는 정치적 사건에 연루돼 곤욕을 치른 이 부회장이 실형이 아니라 집행유예를 통해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탄원서 제출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에 "이 부회장에게 기회를 줘야한다"는 취지에서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서울고법에 제출했다. 2013년 8월 박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기업인 재판에서 탄원서를 낸 것은 처음이다.

박 회장은 "이 부회장을 오래 봐왔고 삼성이 사회에 끼치는 무게감을 생각할 때 이 부회장에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 부회장이 혁신적 기업의 총수 역할을 통해 우리 사회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탄원서 제출 마지막 날까지 내용과 문구를 직접 다듬다가 마감 시간이 돼서야 이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2017년 2월부터 1년 가까운 구속 수감과 5년 넘게 이어진 수사와 재판을 통해 적잖은 대가를 치렀고 그동안 삼성그룹의 의사결정도 많이 지체됐다"며 "(박회장이)이 부회장에게 경영에 매진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도 지난 13일 "벤처 생태계를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확고한 의지와 신속한 결단이 필수적이다"며 "우리 경제의 위기돌파와 재도약에 기여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이외에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은 국정농단 사건과 직접 관련성 등으로 인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은 자제했지만, 이 부회장이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기업으로 총수가 끊임없이 재판에 발을 묶이는 것은 국가에도 긍정적이지 않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뉴스1)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 EUV(극자외선)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1.1.4/뉴스1

앞서 지난 4일 청와대 청원에도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 달라"는 글이 올라왔고, 17일 현재 청원 동의자가 6만명에 육박했다.

재계는 삼성이 그동안 준법감시위원회 설치·운영에 노력해왔고, 다시는 정치권의 압박으로도 이런 사건에 연루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갖춘 만큼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 바란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에게 경영권 승계 청탁을 대가로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아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이 부회장 측은 무죄를 주장했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9년 8월 이 부회장의 뇌물 인정액 중 50억원 가량이 인정되지 않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이 부회장 측은 강요에 의한 수동적 뇌물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한편 지난달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특검 측은 징역 9년을 구형했고, 18일 고등법원의 최종 판결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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