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는 중위험, 종목 아닌 트렌드에 투자하라"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김태현 기자 | 2021.01.16 08:34

[문답] 박현주 회장, 바이오업종 토론 문답식 구성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왼쪽)이 15일 공개된 '박현주 회장과 함께하는 투자미팅' 두 번째 동영상에서 김승민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과 바이오업종에 대해 논의를 나누는 모습 / 사진=미래에셋대우 동영상 캡쳐

"어떤 분들이 내게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내가 어떻게 압니까. 그러나 바이오 산업은 성장할 거 같다고 말씀을 드린다. 한국 뿐 아니라 중국 인도 포함해서 바이오산업이 성장하고 여기서 아시아를 다 잡을 거 같다는 느낌이 온다. 그럼 (바이오 종목들을) 풀링(Pooling, 종목 집단선별)해서 사면 된다. 그게 ETF(상장지수펀드)다."

박현주 미래에셋 금융그룹 회장은 15일 공개된 '박현주 회장과 함께 하는 투자미팅' 두 번째 동영상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이 직접 출연해 진행하는 투자미팅 동영상은 지난 11일 처음 녹화돼 편집을 거쳐 지난 14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첫 동영상에서는 박 회장이 글로벌 하드웨어, 글로벌 소프트웨어, 글로벌 배터리 등 3개 업종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의 섹터 애널리스트들과 대화를 나누며 투자철학을 밝힌 바 있다. 이날에는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을 비롯해 클린에너지, 인터넷 등 3개 업종에 대한 논의내용이 동영상으로 제작돼 공개됐다.

이날 바이오업종에 대한 토론은 박 회장과 김승민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이 주로 참가했다. 아래는 박 회장과 김 위원 사이의 토론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중국 바이오기업 급부상, 폄하해선 안돼"


▶ 박 회장 = 최근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백신 항체의 효과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시는가.

▶ 김승민 연구위원(이하 김 위원) = 일단 현재로는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등의 것은 1년에서 2년 정도라고 예상이 되고 있고 최소한 확인이 된 것은 3~4개월 정도라고 한다. 아직까지 심각한 부작용이 관찰된 것은 거의 없다. 독감 예방하는 플루백신의 안정성보다 좋다고 한다.

▶ 박 회장 = 우리나라 바이오 쪽은 어떻게 대응을 하고 있는가.

▶ 김 위원 = 전 세계적으로 백신이나 치료제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수혜를 받은 업체들이 많이 있다고 본다. 백신을 만드려면 이를 만들 수 있는 캐파(Capacity, 생산설비)가 필요한데 자기들의 자체 생산 물량을 외부로 돌리거나, 외주 생산에 맡기던 것을 자체 생산하거나 하는 식으로 업체들이 대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표적이다. 백신 쪽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있다. 직접적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한 곳은 셀트리온이 있다. 이들 업체들의 실적은 올해, 내년에 더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 박 회장 = 바이오는 과거 우리나라에 완전한 미개척 분야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 똑똑하다. 자생적으로 이렇게 산업을 만들어내는, 도전정신 가진 민족이 또 있을까.

▶ 김 위원 = 국내 업체들의 성과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제약·바이오는 내수시장의 규모가 작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시작으로 해외진출이 본격화됐고 백신은 CMO(의약품 위탁생산)을 통해 해외로 확장돼 나가고 있다.

▶ 박 회장 = 셀트리온이나 삼성 등이 바이오시밀러를 발전시켜왔다. 중국도 바이오시밀러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과거 다수 산업에서 한국은 중국의 도전에 밀려난 적이 많다.

▶ 김 위원 = 사견을 전제로 저는 기술적 측면이나 산업 규모 면에서 중국업체들이 이미 한국을 넘었다고 본다. 신약들도 중국 업체들이 많이 출시하고 있다. 특허 만료된 물질을 활용한 바이오시밀러도 중국이 많이 출시하고 있다.

중국 내수로만 보자면 중국 인민들은 '좋은 약품'을 원했지만 기존에는 미국·유럽 업체들의 '비싼 약품'만 풀렸었다. 중국 업체들의 약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8년부터 중국 약품들이 출시됐는데 이 약품들의 가격은 미국 약품 가격과 비교할 때 30%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이를 보험에 넣어줄 확률이 높아졌고 중국 인민들도 좋은 약품을 누릴 수 있게 됐다.



中정책이 중국 바이오텍 급부상 견인


▶ 박 회장 = 정책이 영향을 미친다는 말인데. 중국정부가 일반약, 처방약 가격을 굉장히 다운(Down)시키기 시작했다. 그거 만들어서는 중국기업 이익이 안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결과 기업들이 생존하려고 전부 신약으로, 바이오시밀러로 갔다.

그러면서 많은 중국 회사들이 생겨났다. 일반약만으로 충분히 돈을 벌게 했다면 중국 회사들은 아직도 그것(일반약)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중국정부 이끄는 사람 중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 많다고 느낄 때가 있다. (중국 업체들이) 심지어 신약까지 가버렸다. 오씨바이오텍, 항서제약 보면 주가도 좋지만 앞으로 계속 좋을 것 같다. 중국의 전략이나 방향이 세계적 수준에 와 있는 느낌이다.

▶김 위원 = 중국업체들의 현재 상황은 동일 계열 약품 중 가장 좋은 데이터를 내고 싶어하는 대신, 현재 수준에서 최선의 수준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른바 '베스트 인 클래스'(Best In Class) 전략이다. 현재 그 수준의 약품들이 나오고 있다.

향후 중국 제약업체들이 치고 나가려면 '베스트 인 클래스'가 아니라 '퍼스트 인 클래스'(First In Class, 세계 최고수준) 제품을 내놔야 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나와야 한다. 그런데 그런 중국 업체들의 약품들이 미국 시장에서 임상 1상에 진입하고 있다. 퍼스트 인 클래스 제품이 나올 때까지는 3~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셀 테라피(세포 치료법), RNA 테라피(유전자 치료법) 등 회사들의 주가는 미국에서 매우 좋은데 중국도 이런 쪽 하고 있다. 2016,17년부터 미국·중국업체들의 조인트 벤처가 많이 생겼다. 중국의 우시가 미국의 주노와 조인트벤처를 만들었고 중국 복성 소재 포쓴이 길리어드 업체인 카이트파마와 조인트벤처를 만들었다.

중국 회사 대부분이 주가가 좋고 성적이 잘 나오는 애들은 해외진출 레코드를 가지고 있다. 기술 수준도 상당히 올라와 있다. CAR-T(면역T세포 활용기술) 치료제가 미국에서 3개가 출시됐고 올해도 2개가 출시될 것이라고 하는데 중국에서는 현재 허가검토 단계에 있는 게 2개가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 신약이 출시되는 기간도 좁혀지고 있다. 올해 중국업체들의 셀테라피(세포치료제)도 중국에 출시가 된다.

'중국 바이오섹터를 믿지 못한다'는 세간의 인식은 잘못된 거다. 중국업체들의 임상 데이터를 보면 빅파마(글로벌 대형 제약사) 제품과 비교할 때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중국 항암제 데이터, 즉 안정성·유효성 데이터는 빅파마와 필적할 수준이다.


물론 다른 것은 있다. 빅파마의 임상은 중국 뿐 아니라 미국·유럽을 포함하는 글로벌 전역에 걸쳐 진행되는데 중국업체들의 데이터는 중국 데이터라는 점이다. 그러나 결과만 보면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 사진='박현주회장과 함께하는 투자미팅' 동영상 캡쳐



중국 바이오텍, 코로나백신 잇따라 출시…한국은?


▶박 회장 = 중국에는 인구가 많으니 임상실험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환자 수도 많다. 이는 중국의 바이오 산업이 굉장히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도 3개의 코로나 백신이 나온다고 한다. 어떻게 보시는가?

▶김 위원 = 임상 3상 허가가 나서 진행 중인 곳은 중동과 남미 중국 등이다. 코로나백신이 출시가 된다더라도 이들 중심으로 접종이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 = 중국 백신을 못 믿는다는 얘기도 많은데. 세간에서 중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을 너무 낮게 보는 것은 아닌지?

▶김 위원 = 맞다. 백신 만드는 것은 어렵고 안전성 확보하는 것도 어렵다. 글로벌 3상을 진행한 주요 제약사들도 그렇다. 그럼에도 결과를 낸다. 중국은 현재 3개나 만들었고 4개 업체가 임상 3상에 진입해 접종 승인 얘기가 나온다. 너무 이 쪽을 깎아내리는 게 아닌가 싶다.

▶박 회장 = 고위험이 있고 중위험이 있는데. 중위험의 정의를 내리기 어렵지만. 중위험은 바이오 ETF(상장지수펀드) 같다. 나이를 먹어보니 갈수록 먹는 게 많아진다. 30대 때는 종합비타민 하나만 먹었는데 갈수록 많아진다. 이렇게 많이 먹어도 되나 싶을 때도 있다.

그만큼 바이오 산업은 굉장히 중위험이라고 본다. 풀링(Pooling, 종목 집단선별)을 해서 ETF로 투자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한 종목을 사는 것은 모르겠다. 혹시 바이오 업종에서 추천할 만한 회사가 있는가?

▶김 위원 = 항서제약, 우시바이오 등이 있다. 연구개발 기술회사 중 약품을 출시하는 회사로는 베이진, 준시, 이노벤트 등을 주로 말씀드린다. 결과적으로 헬스케어, 제약·바이오 시가총액을 매겨보면 많이들 아시는 화이자 같은 곳이 20위권이다.

항서제약이 최근 20위권 내에 들어왔다. 그 아래에 국내의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있다. 나스닥에 바이오기술 업체들이 많다. 여기에는 시가총액 2조원 수준에서 50조원 수준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있다. 중국업체들이 여기 (시가총액 상위주) 대열에 들어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은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신약에 대한 수요도 굉장히 크다. 미국에서 약품을 출시하는 것보다 중국에서 출시하는 게 상업적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본다. 그런 업체들이 지금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잠재성장성도 크다. 그 아래의 바이오기술 업체들도 나스닥의 바이오텍 수준으로 올라올 수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 사진='박현주회장과 함께하는 투자미팅' 동영상 캡쳐



"바이오 유망, 종목 아닌 ETF로 투자하라"


▶박 회장 = 최근 백신 때문에 화이자가 유명해졌다. 지금 화이자 같은 데 투자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시나

▶김 위원 = 기대수익률이 중요한데. 우리가 잘 아는 화이자, 존슨앤존슨 같은 회사들은 과거부터 특허약품을 계속 판매해왔고 특허 만료시 깎이는 부분을 신약을 계속 출시하면서 메워왔다. 연간 4~5%밖에 성장을 못하지만 안정적으로 3~4%대 매력을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박 회장 = 앞으로는 그런 회사를 추천할 때 '배당 바이오' 같은, 명확한 컨셉을 제시하는 게 좋겠다. 바이오라고 하면 사람들에게 '성장주' 개념이 있다. 정확히 얘기하는 게 좋다.

▶김 위원 = 바이오 분야에서 차이나 쪽 개별 종목을 담고 있는 차이나 바이오섹터 ETF를 추천하고 있다. 나스닥에도 ETF가 있다. 글로벌X의 중형 바이오테크 ETF가 있다. 이 ETF에는 나스닥 쪽 셀테라피(세표치료제) 업체 등을 담고 있다.

▶박 회장 = 나도 사실 큰 그림에 대해서만 알지 종목이나 기술은 모른다. 들어도 잊는다. ETF 장점은 종목 투자시 생기는 어려움을 헤지해줄 수 있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이 대신 풀링을 해준다. 전체 포트폴리오를 세팅해준다. 그런 ETF를 추천해줬으면 좋겠다. 그게 (투자자들에게) 좋은 어드바이스가 될 것이다. 종목을 탁 찍는 것은 어렵다. 바이오는 특히 그렇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된다. 헬스케어 섹터는 성장할 수밖에 없다. 미국 오바마 정부 때 고용이 획기적으로 늘었는데 그 중 절반이 헬스케어 섹터였다. 단순히 수출을 하는지 여부를 떠나서 굉장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봐야 한다. 한국만 해도 바이오 말고도 병원산업이 있다. 한국의 많은 이들이 바이오를 효과적으로 하고 있다. 아시아 인구만 30억명에 이른다.

70억 인구가 전세계적으로 고령화되면서 수명의 문제도 불거진다. 바이오섹터가 중위험일지 모른다. 글로벌 바이오섹터는 중위험일 수 있다. 특히 변화 없이 꾸준히 간다는 점에서 그렇다.

증권사에서 중위험을 얘기하는데 대체 중위험이란 게 뭐냐. 왜 중위험 중위험 해서 고객들에게 손해를 끼치나. 바이오 ETF는 어떻게 보면 중위험 상품이다. 애널리스트들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 있다.

적어도 증권사는 이걸 할 수 있다. 종목은 모르지만, 종목은 실수를 할 수 있고 지수는 예측 못하지만 트렌드(추세)는 틀리지 않는다. 트렌드는 대부분 맞춘다. 쉬운 방법이다. 그걸 찍어서 여길 사라고 하면 된다. 여기서 사고 저기서 팔아라? 타이밍을 사라고 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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