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관광산업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존폐기로에 놓였지만,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코로나 악재를 벗어난 모습이다. 코로나 리스크 속에서도 지난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 카드를 꺼냈는데, 시가총액 1016억 달러(약 111조)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 최대 호텔체인 메리어트와 글로벌 대표 OTA 익스피디아의 합산 시총도 가볍게 뛰어 넘으며 단숨에 여행 대장주가 됐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7억6000만 달러(약 8500억원)의 순손실을 입고 전체 인력의 25%에 달하는 1900명의 직원을 내보내는 등 문을 닫을 수도 있단 우려까지 나왔지만 반전을 썼다. 하반기부터 회복에 탄력을 받기 시작하더니 3분기에 2억2190만 달러(약 2500억원)의 흑자를 내면서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에어비앤비의 외형이 코로나 전 수준까지 회복하고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관광산업이 존폐기로에 섰지만 두 업체 만큼은 반대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관광객 수가 8억5000만~11억명 가량 감소하고 관광수익은 9110억~1조1000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인·아웃바운드 관광객이 전년 대비 80% 이상 줄어들면서 하나투어·모두투어를 비롯한 패키지(PKG) 여행사들이 고사 위기에 놓였다.
이 같은 에어비앤비와 야놀자의 생존은 여행산업의 판도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패키지(PKG) 여행 뿐 아니라 호텔·면세, 심지어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여행시장을 장악한 OTA까지 결국 수익 모델 자체가 안정적인 해외여행수요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외생변수에 취약한데, 에어비앤비와 야놀자는 이 틀을 깼다는 점에서다.
국내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숙박예약 매출 비중이 큰 야놀자도 국내여행 수요 증가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모바일에 익숙한 MZ(밀레니얼+제트) 세대들의 호캉스(호텔+바캉스) 수요를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야놀자에 따르면 지난해 B2C 거래액이 전년 대비 150% 이상 성장한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숙박 예약을 대행하고 받는 수수료가 결제액의 10% 가량 되는 만큼, 실제 매출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기존 패키지 여행사는 물론이고 플랫폼을 운영하는 OTA들도 결국은 비행기를 타고 해외를 오고 가는 소비자가 있어야만 매출을 낼 수 있는 구조였지만 에어비앤비나 야놀자는 국내여행이나 여행 관련 기술을 통한 B2B까지 수익모델을 구축해 차이가 있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여행사나 호텔, OTA 업황도 살아나긴 하겠지만 예전만큼 영향력을 발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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