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조원 규모 '달러 채권' 내는 이유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21.01.14 09:31
SK하이닉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가속화를 위해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10억달러(1조1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한 특수목적 채권이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 가운데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것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최근 ESG가 기업경영의 중요 항목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유수 기업이 기후변화 등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애플과 TSMC 등 전 세계 263개 기업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RE100'에 참여하고, 그린본드·소셜본드·지송가능 채권 등 ESG 채권을 발행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말 SK 주요 관계사와 함께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에 동참했다.

SK하이닉스는 당초 5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을 계획했다. 하지만 전 세계 230여개 기관투자자로부터 54억달러의 주문이 몰리면서 발행 규모를 10억달러로 늘렸다. 만기는 10년이다. SK하이닉스는 그린본드 외에 만기 3년과 5년으로 각각 5억달러, 1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도 발행한다.

SK하이닉스는 그린본드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한 물 관리를 위해 신규 최첨단 폐수 처리장 건설과 용수재활용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IT 산업 전반의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저전력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개발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대표적인 저장장치 중 하나인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SSD로 대체하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제품 기술력의 진보는 물론, IT 기기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 환경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HDD를 저전력 SSD로 대체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 이상 저감할 수 있다.

장혁준 SK하이닉스 재무담당은 "글로벌 그린본드 발행 성공은 'RE100' 가입을 포함한 적극적인 친환경 행보를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정해준 결과"라며 "ESG 경영을 선도하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으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D램과 낸드플래시를 양 날개로 사업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ESG 활동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적극 나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한 바 있다. 올해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실행해 기업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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