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물린 서학개미, '아이폰12'로 탈출?…"고점 뚫는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21.01.12 03:30

아이폰12 깜짝 판매실적+애플카 등 신사업 기대…월가 목표가 줄상향

오랫동안 잠잠했던 애플 주가가 다시 꿈틀 거린다. 아이폰12의 깜짝 판매 실적과 함께 애플카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부진했던 애플 주가에 속태웠던 서학개미들은 최근 들어 다시 애플 매수를 늘리고 있다. 월가(미국 뉴욕의 증권가)에서도 최근 연이어 애플의 목표주가를 올린다.



아이폰12 잘 팔린다…실적·주가 기대↑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2020년 12월9일~2021년 1월8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애플이다. 이 기간 총 4억5829만달러(5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주식은 테슬라(25억달러), 그 다음이 애플(17억3400만달러)였는데 12월부터 비중이 바뀌었다.

애플 신제품 아이폰 12 프로 맥스와 12 미니가 공식 출시된 20일 서울 중구 명동 프리스비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투자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아이폰12의 판매 실적이다. 지난해 10월말 발표한 아이폰12는 애플 최초의 5G(5세대 이동통신)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가 컸다.

출시 이후에 액정 불량이나 터치 오류 등 문제들이 터지면서 판매 실적도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아이폰12 출시 이후 2달 간 판매량은 5230만대로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29.2%)에 이어 글로벌 점유율 2위(19.2%)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아이폰 판매량은 약 2억2000만대 정도란 예상이 나온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Wedbush)는 최대 2억5000만대까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역대 최대였던 2015년 판매량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5G 서비스가 이제 막 시작단계라는 점에서 앞으로 스마트폰 교체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통신 서비스가 시작되면 새로운 통신 규격에 맞는 디바이스가 필요하다. 기존에 스마트폰을 잘 쓰고 있던 소비자도 더 나은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교체해야 한다.

애플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50~60%로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폰 판매 호조는 애플 전체 실적과 주가에도 매우 긍정적이다. 아이폰6 돌풍이 일었던 2015년 애플 주가는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2018년에는 아이폰X 판매 호조로 아이폰 매출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주가도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아이폰 이외 제품에서의 성과도 눈에 띈다. 애플워치, 에어팟 같은 웨어러블과 기타 엑세서리 같은 제품들이 대표적이다. 애플워치와 에어팟은 처음에 출시됐을때 이상한 디자인과 애매한 기능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지금은 각각 스마트워치와 무선이어폰 시장을 대표하는 제품이 됐다.

지난해 애플의 웨어러블 부문 매출은 306억달러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아이폰 매출은 정체됐지만 웨어러블 부문의 성장이 이를 만회했다.

컴퓨터 부문인 맥(Mac)에서도 최근 자체 칩셋인 M1을 탑재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기존에 인텔의 칩셋을 사용해 왔는데 이번에 새로 출시한 맥북에는 자체 개발한 M1을 탑재했다. 가격은 비싸도 이를 뛰어넘는 성능으로 많은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애플은 자체 칩셋 탑재로 비용을 낮추면서 가격을 올릴 수 있어 수익성은 더 개선될 전망이다.



애플카, 테슬라 위협할까…플랫폼의 힘


시장이 가장 기대하는 요소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성장 기대감이다. 2020년 실적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서비스 부문의 급격한 성장이다. 아이폰 성장세는 주춤했지만 서비스 매출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538억달러로 전체의 19.6%를 차지했는데, 5년 전 8.5%보다 2배 이상 비중이 늘었다.

애플 서비스는 애플 앱스토어, 애플뮤직, 애플TV플러스, 아이클라우드 등이 있다.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고정비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제조업 제품들보다 마진율이 높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아이폰 등 비서비스 부문의 마진율(매출 대비 매출총이익 비율)은 31%인데, 서비스 마진율은 이보다 2배 높은 66%를 기록했다. 서비스 마진율은 매년 개선되는 추세다.


애플 스마트워치 시리즈 6와 보급형 제품인 SE가 국내 출시된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애플 가로수길 매장 앞 구매자들이 줄지어 서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최근 애플이 출시한 서비스 중에 눈에 띄는게 애플 피트니스다. 사이클링, 조깅, 요가 같은 운동 콘텐츠를 만들어서 이를 집에서 따라할 수 있도록 하는 홈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다.

애플워치를 착용하고 애플 피트니스의 여러 운동들을 따라하면 애플워치에 있는 심전도, 혈중산소농도 측정 기능들이 현재 몸 상태와 칼로리 소모량 등을 표시한다. 이용자는 이를 보고 매일매일 운동량을 체크해 볼 수 있다. 애플은 알고리즘을 통해 이용자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을 추전해주기도 한다.

홈 트레이닝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헬스장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홈 트레이닝을 찾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이 시장에서 대표적인 기업이 펠로톤이다. 펠로톤 매출은 매년 2배씩 급증하고 있고 2019년 9월 상장 이후 주가는 7배 이상 올랐다. 아직은 적자 상태지만 PSR(주가매출비율)이 약 20배 정도로 높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를 받는다.

애플 피트니스가 펠로톤 만큼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마찬가지로 높은 가치를 평가 받는 것이 가능하다. 애플은 이용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펠로톤(월 12.99달러)보다 싼 월 9.99달러의 요금을 제시했고 애플워치 구매자는 3개월 무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인 셈이다.

특히 애플이 서비스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아이폰, 애플워치 등 애플의 다양한 기기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각 시장에서 지배자 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위협요소다. 예를들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애플TV의 경쟁상대는 넷플릭스다.

애플페이는 페이팔, 아이클라우드는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케이드는 스팀이나 텐센트 같은 기업들이 경쟁자다. 애플이 전 세계에서 이용 중인 17억개의 애플 기기들을 활용한다면 각 시장에서 고객 확보 경쟁은 한층 유리할 수밖에 없다.

최근 애플이 스마트카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 시장이 들썩였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시장에서 최고 경쟁자는 단연 테슬라다. 애플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막강한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디바이스 생태계를 가지고 스마트카 시장에 진출한다면 테슬라의 지위는 굉장히 위협받을 수도 있다.
애플카 / 사진제공=애플허브 인스타




애플 주가 2~3배 더? 월가, 목표주가 상향


월가에서도 최근 애플의 목표주가는 150~160달러 선으로 높여 잡는다. 아이폰12의 판매호조뿐 아니라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 정책으로 주식 가치는 더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마켓비트에 따르면 올해 애플의 EPS 예상치 평균은 7.91달러, 최상단은 14.86달러다. 올해 예상 PER(주가순이익비율) 배수 30배를 적용하면 예상 주가는 237~445달러까지 나온다. 지금보다 2~3배 이상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애플처럼 시가총액이 큰 기업의 주가가 단숨에 급등하는 일은 쉽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실적이 뒤받침하고 애플카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이 가시화하면 지속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제이피모간의 새믹 채터지(Samik Chatterjee)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목표주가를 150달러로 제시하면서 "아이폰 이외 사업 부문에서 계속된 상승 동력을 전망한다"며 "재택근무의 지속으로 다른 하드웨어 제품이 성장 지속력을 얻었고, 서비스 부문 성장성도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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