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만능주의’ 로스쿨…실무 교육 부족에 시험에만 몰두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 2021.01.12 02:30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지난해 2월 18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인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옆에서 열린 ‘어게인 218, 로스쿨개혁이 사법개혁이다’ 궐기대회에서 변호사 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제10회 변호사 시험이 최근 마무리 가운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실무교육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로스쿨 도입 취지인 전문화·특성화 목표와 다르게 시험 합격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교육과정 강화, 교원 확충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50% 안팎 로스쿨 재학생들의 수강은 변호사시험과 직결되는 과목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의 법학전문대학원에서는 학생들이 졸업하는 데 필요한 수료학점은 95학점 내외로 정하고 있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 수가 제한되어 있는 현실에서 법조인 양성에 필수적인 과목들과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 선택과목 등 이수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실무에 필수적인 기본과목의 개설과 이수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로스쿨의 실무교육은 변호사 시험 준비의 부담 등으로 실무역량 증진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소재 로스쿨 졸업생 장모씨(33)는 "공부량이 많이 필요하고 관련 쟁점이 기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 받는, 형법 민법 등 시험에 도움이 되는 과목 위주로 수업도 찾아 들으려 했다"며 "시험 당락이 중요한데 합격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특성화 과목이나 실무과목은 학생들 사이에서도 크게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통계에 따르면 제1회 시험에 87.1%이었던 합격률은 제5회 시험(55.2%)부터는 50%대로 떨어졌다. 제7회 시험의 합격률은 49.4%였고 제일 최근인 제9회 시험의 경우 53.3%로 나타났다.



"'학교별 로펌 구축' 등 실무역량 강화 고민해야"


로스쿨에 교원 확충, 필수교육과정의 강화, 리걸클리닉 활성화 등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달 31일 발간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육 내실화를 위한 입법·정책 과제' 보고서에는 "로스쿨 교육과정 운영과 관련해 20개 정도의 이론과목과 10개 정도의 실무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제안을 담았다.

보고서는 "핵심 실무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로스쿨이 이들 과목에 대한 체계적이고 충실한 강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핵심 실무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로스쿨이 이들 과목에 대한 체계적이고 충실한 강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무교육을 담당할 교원 확충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임교원 대비 변호사 자격 보유 실무교원의 비율이 최대 43.9%에서 최소 19.0%로 나타나 로스쿨 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때문에 일부 로스쿨의 경우 학생정원이 작기는 하지만 불과 4~5명의 실무경력교원을 가지고 충실한 실무교육을 할 수 있을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실무교육은 시험 준비 부담으로 미진하고 리걸클리닉 프로그램 또한 활성화되지 못한 실정이다. 리걸클리닉은 임상과목으로서 구체적 법률문제의 해결방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교과목이나 과정을 뜻한다.

보고서는 "리걸클리닉 지도를 전담하는 임상교원을 추가적으로 채용하는 방안, 현직 법조인에 대해 기간을 정한 파견 형태로 실무교육을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며 "교원의 실무역량 유지‧강화와 학생의 실무참여 기회 제공을 위해 학교별 법률사무소 또는 로펌의 구축도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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