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병원, 생강과 운석가루로 코로나 치료… 슈타이너 대체법 논란

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 2021.01.11 12:33
지난해 15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거리 음식점에서 시민들이 먹거리를 사고 있다. /사진=뉴시스

독일에서 루돌프 슈타이너라는 인지학자가 주장했던 치료법이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슈타이너는 1925년에 사망한 독일의 신비 사상가로 인지학협회를 창설한 인물이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생강 뿌리와 운석 가루를 활용한 코로나19 치료법이 널리 유행하고 있다. 이는 생강 뿌리 분말과 겨자 가루, 혹은 야로우(서양톱풀)로 만든 차 등을 섞어 섭취하는 것이다.

이 치료법은 '영적 과학자'라고 불리우는 독일의 인지학자 루돌프 슈타이너(1861~1925)의 지지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치료 방법이 "영혼과 신체의 불안감을 완화한다"고 주장한다.

이 치료법은 영적 과학 또는 인류학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과학적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나 임상실험은 시행되지 않았다. 독일의 선도적인 집중치료협회가 발표한 공식 치료 지침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치료법은 하벨뢰에 병원 등 슈타이너의 사상에 따라 설립된 병원 다수에서 유명 대학병원의 감독 하에 코로나19 중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다.

독일에는 200개 이상의 학교, 500개 이상의 보육원, 263개의 정신장애인을 위한 기관이 슈타이너의 철학을 따른다. 슈타이너의 철학과 치료법은 현재 독일의 공공보건 분야에서도 꾸준히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교육은 치료다'라는 저서로 유명한 슈타이너는 인지학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치료교육학을 주창했던 학자다. 1861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윤회, 우주와 식물의 성장 사이에 존재하는 연관성, 진화역사 등으로 기반으로 철학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교육, 건축, 농업, 의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했다.


문제는 슈타이너의 치료법이 일각에선 코로나19가 전세계 단일정부를 세우기 위한 음모론이며 백신이 DNA를 변형시킨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용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슈타이너리즘'을 비판한 책을 쓴 종교사학자 헬머트 잰더는 "(그들은) 인류학으로 비밀스럽고 고상한 지식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음모론자들의 사고방식과 근접해 있다"고 지적했다.

함부르크대학 의료센터의 중환자 치료의학 책임자인 스테판 클루지는 "이렇게 심각한 코로나19 대유행 가운데 이런 비과학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매우 전문적이지 못하고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벨뢰허 병원 측에 지난해 슈타이너 치료법의 효과를 입증할 임상실험을 실시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에대해 슈타이너 병원 중 하나인 하벨뢰허 병원측은 "우리가 사용한 대체 치료법은 기존의 치료법을 보완하는 '부속 치료법'"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치료법의 효과를 증명하는 과학적 연구가 없고 실험을 할 충분한 시간도 없었지만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도움이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독일에는 최소 10개의 슈타이너 병원이 있다. 독일의 현행법은 병원에서 치료법의 효과를 외부적으로 입증하지 않고도 사용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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