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씨는 5년 전 첫차를 살 때 캐피탈을 통해 7%대 금리와 36개월 할부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 그때는 금리도 비쌌고 신용등급도 떨어졌다. 이 때문에 신용대출을 받을 때 조건이 불리해진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어머니의 조언을 따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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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셀프선물'은 새차? 구매자금 마련하려면..."캐피탈 대신 은행"━
예전에는 캐피탈 업체가 자동차 대출 시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은행에서 빌려주는 오토론의 인기가 더 많다. 카드사나 캐피탈에 비해 대출한도는 적지만 대출금리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자동차 대출 금리는 캐피탈 등 제2금융권보다 낮다. 신차대출은 은행과 신용점수에 따라 연 1%대 금리도 가능하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행 오토론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 자동차 대출 연 최저금리는 △우리은행 1.87% △KB국민은행 2.83% △하나은행 2.85% △신한은행 2.99% 등이다. 개인의 신용점수 등 조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최저 7%대인 캐피탈 업체 대출 금리와는 분명히 대조되는 수치다.
은행에서 자동차 대출을 받으면 자동차 제조사가 제공하는 금융 프로모션보다 저렴한 금리로 돈을 빌려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국내 4대 주요 은행들의 자동차 대출 상품으로는 △KB국민은행 'KB모바일매직카대출' △신한은행 '마이카대출' △하나은행 '1Q오토론' △우리은행 '우리드림카대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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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신용점수, 깎이지 않으려면?━
4대 은행 신차 대출 최고한도는 신차 6000만원, 중고차 4000만원이다. 자동차 가격에 따라 차이는 있다. 상환기간은 최장 10년(중고차는 5년)이다. 당장 목돈이 없더라도 매달 할부금을 갚으면서 '자차'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자동차는 여러 사고위험에 노출됐다는 이유로 담보물로서 저평가돼왔다. 캐피탈을 포함한 제2금융권에서 주로 자동차 대출을 취급한 이유다. 자동차대출 시장이 캐피탈 등 2금융권의 텃밭으로 인식되다 보니 1금융권인 시중은행이 끼어들 자리가 부족하다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SGI서울보증보험이 대출금 전액에 대한 신용보증을 실시한 이후 부담이 줄었다. 이후 오토론은 은행권의 새로운 대출 시장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동차 구매에 목돈이 필요한 만큼 대출을 할 때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자동차 판매사나 영업점 직원들이 다른 대출상품을 권유하더라도 은행권 오토론 상품과 비교해보는 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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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자동차 대출, 조건과 절차는?━
특히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유의해야 한다. DSR은 돈을 빌리는 사람의 월소득과 모든 대출에 대한 원리금의 비율이다. 은행에서 오토론을 받을 경우 매달 갚게 되는 원리금이 DSR에 반영된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에 대한 원리금이 높을 경우 오토론 대출이 제한될 수 있다.
또 신용점수 제한이 있다. A은행의 경우 나이스신용평가 신용점수 기준 750점(지난해 기준 신용등급 5등급)을 넘겨야 자동차 대출을 받을 수 있다. 4대 보험에 가입한 직장인으로 최소 6개월간 재직해야 한다.
반면 은행별로 제휴사 카드를 사용하거나 적금가입, 자동이체 등 조건을 채울 경우 우대금리를 최대한 받을 수 있다는 게 은행 오토론의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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