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로 쌓은 코스피 3000…신용융자 20조+은행권 신용대출 '뇌관'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조준영 기자 | 2021.01.07 03:42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대비 31.51포인트(1.05%) 오른 3,022.0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7포인트 오른 2993.34, 코스닥은 1.49포인트 오른 989.22, 원·달러 환율은 0.6원 내린 1087.0원에 장을 시작했다. 2021.1.6/뉴스1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은 연초 코스피가 3000을 넘긴 원동력 중 하나다. 신용융자와 은행권 신용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가 3000을 넘기는 사이 주식을 담보로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잔고는 9개월만에 3배 늘었다.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으행) 신용대출 잔액은 연초 대비 21.6% 불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19조35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신용잔고 19조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한 오름세다. 사상 첫 20조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에 융자잔고가 6조8780억원까지 떨어진 지난해 4월 2일 이후 9개월여 만에 3배가 됐다.

신용융자 잔고는 개인이 주식을 사기 위해 해당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 빌린 금액이다. 주식 신용거래는 일정 보증금율(40~45%)을 맞추면 증권사에서 나머지 금액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거래방법을 말한다.

주가 상승기에는 융자를 레버리지 삼아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빚을 내 산 주식의 주가가 하락해 대출받은 개인이 만기일(통상 3개월)까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매도하는 '반대매매'를 통해 돈을 회수한다.

신용거래에서 가장 주의해야할 것은 '반대매매'다. 빚투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면 빚을 갚고도 남은 차액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손실액이 커 대출액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매매하는 반대매매를 당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지난해 급격히 늘어난 은행권 신용대출도 뇌관이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6482억원으로 연초 대비 23조7374억원(21.6%)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증가율 8.32%(437조3780억→473조7849억원)의 3배 수준이다.

신용대출 자금이 모두 증시로 향했다고 단정지을수는 없지만, 금융권에선 상당 부분이 증시로 유입됐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IPO(기업공개) 대어들의 공모주 청약기간에 신용대출이 급증했다는 것이 반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한 달 간 전체 은행권 기타대출(신용대출 등)이 5조7000억원 늘었다고 발표하며 주식투자 자금 수요를 원인으로 언급했다. 당시 한은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 계약금과 최근 오른 전셋값 등 주택 관련 자금 수요, 공모주 청약 증거금 납입과 상장주식 매수 등을 위한 주식투자 자금 수요 등이 신용대출 증가의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시장이 변동성에 많이 노출돼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되도록이면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막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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