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전 서울변회장 "청년 변호사 일자리 창출하겠다"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 2021.01.06 06:10

서울변호사회장 선거 재출마 출사표 던진 박종우 변호사 "두번째 임기 마지막날까지 뛰겠다"

서울지방변호사회 박종우 회장 인터뷰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박종우(47)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이 출사표를 다시 던졌다. 지난 2019년 1월말부터 서울지역 변호사들을 대표한 단체인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를 이끌었던 그는 오는 25일 예정된 회장 선거에 재출마했다.

머니투데이 더엘(theL)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회장은 "지난 2년간의 회무에 대한 변호사 회원들의 평가를 받는 것이 책임 있는 회장의 자세라고 판단하고 용기를 냈다"며 "당선된다면 다음 임기 2년 마지막날까지 청년 변호사 일자리 확충 등 공약사항 마무리에 힘쓰겠다"고 했다.

서울변회는 변호사 등록회원 2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지방변호사회다. 국내 등록 변호사 중 70% 이상의 변호사들이 서울에 몰려 있다. 영향력과 예산규모 면에서 일개 지방변호사회로 보긴 어렵다. 박 전 회장은 2년전 공약대로 실질적인 회원 복지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변호사는 '법치주의 확립'과 '준법경영'을 위해 기업과 관공서에서 더 많은 청년 변호사들을 고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2년간 힘쓰신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주요 업무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 그에 대한 평가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취임하자마자 의무연수를 전면 무료화했습니다. 형사성공보수약정을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의 부당성에 대한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고, 서울시 25개 구청장들을 만나 법치행정차원에서 각 구청에 변호사들을 채용할 것을 건의했습니다. 공수처 및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서울변회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국회와 관련 기관에 제출했고,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수임조건을 현실화하기 위해 TF를 구성하여 노력한 결과 서울특별시 의회 자문료를 일정 금액 인상하는 효과도 거두기도 했습니다. 법정단체로는 처음으로 공익 전업 변호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직역확대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단체임원들을 만나 변호사 채용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변호인의 변론권 침해 사례에 대해 법원·검찰에 시정조치와 관련자 징계 및 재발방지요청 등으로 강력하게 대응했습니다. 변호사보수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의 문제점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습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성과는 어떤 게 있나요.

▶서울 25개 구청을 방문해 변호사 채용을 요청한 결과, 약 10명의 변호사가 추가로 채용됐습니다. 발로 뛴 성과라서 더 보람있었고 변호사가 1명도 없던 5개 구청에서도 변호사를 채용했습니다.

취임직후부터 국회의원들을 직접 만나 세무사법, 변리사법 및 비밀유지권 도입을 위한 변호사법개정안 등 변호사 직역과 관련된 법안의 문제점을 설명했습니다. 변호사들의 밥그릇 챙기기나 직역이기주의가 아니라 국민들의 선택권과 기본권을 더욱 보장하고 보다 질좋은 법률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법률신문 구독 여부를 회원 변호사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월 회비에 법률신문 구독료와 법조인대관 이용료가 포함돼 있었는데 이 부분을 모르고 있는 회원들이 많았습니다. 이를 선택할 수 있게했고 실질적으로 회원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11월 변호사회관 지하2층에 개관한 다용도 복합공간 서리풀홀도 자랑스러운 성과입니다. 수십년간 방치돼 있던 낡고 어두웠던 기계식 지하 주차장 공간을 회원들이 일과 휴식을 겸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제공하게 됐습니다. 1인 업무 공간외에도 유튜브영상제작지원실도 회원들 의견을 수렴해 마련했고 호응이 좋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박종우·사진 가운데)가 11월 17일(화) 서초동 변호사회관 지하 2층에 다용도 복합공간 서리풀홀을 개관했다./사진=서울변회




-당선된다면 다음 집행부에선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재선 서울변회장이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라 고민을 많이 했지만, 지난 2년간 회무에 대한 회원들의 평가를 받는 것이 책임 있는 회장의 자세라고 판단하고 용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당선된다면, 다음 임기 2년은 변협 협회장 출마 등을 위한 중도 사퇴 없이 임기를 마지막날까지 채울 생각입니다.

서울변회나 변협 둘 다 단체장 임기는 2년인데 당선 뒤 제대로 일하기엔 짧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실제 변협 개혁위원회에서 임기를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음 집행부를 맡는다면 최우선과제는 청년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과 변호사 직역 수호 및 확대가 될 것입니다. 우리 법률시장의 규모는 제한 돼 있는데 변호사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바람에 청년변호사들이 갈 곳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청년변호사들의 개업 지원, 기업체의 사내변호사 채용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규 개업 변호사들의 경우, 2년까지는 월회비를 전액 면제할 생각입니다.

기업의 외부 법무감사제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과 상법 개정도 필요합니다. 최근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태를 보면 기업의 내부통제장치만으로는 일탈행위를 방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세무사법 개정안의 통과 저지 등 변호사 직역수호에도 변협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서울변회는 2만명이 넘는 회원과 약 230억원의 예산을 보유한 대한민국 최대의 변호사단체입니다. 이런 큰 단체를 이끌어갈 후임자 양성 또한 회장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변호사들이 회무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주요 선거 공약으로 요약하자면 △청년 변호사 월회비 2년간 감면, △회원 복지사업 실질적 확충, △서울시 관내 1경찰서 1변호사 채용 추진, △외부법무감사제도 도입 추진, △전국 단위 직역수호특위 설립 추진, △공공기관 소송의 필수적 변호사대리 추진, △변호사의 비밀유지권 보장 추진, △변호사보수 부가가치세 폐지 지속 추진, △변호사 준법지원인 채용의무 확대 추진, △인권법연수원 신설 등이 있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박종우 회장 인터뷰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코로나19로 변호사업계도 영향을 받았는데 법조계나 법률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지난해 서울변회의 경유증표 수입기준으론 사건 수는 크게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법원과 수사기관의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져 결과적으로 변호사업계에도 상당부분 영향이 있었고 올해도 심화될 수 있습니다. 법원의 변론 및 선고기일 연기와 수사기관의 소환조사 등이 연기돼 변호사들의 매출에도 큰 타격이 있었습니다.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코로나 19로 인한 악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면 향후 법률상담이나 회의 등도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재택근무도 일상화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서울변회에서도 비대면이 실질적으로 가능하도록 전자경유제도 및 사무직원 등록 업무의 전산화 등 1인 개업변호사와 사내변호사들의 편의를 위한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앞으로 형사소송 전자화까지 이루어지면 굳이 다수의 사무직원을 고용하지 않고도 변호사들만으로도 법률사무소나 법무법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변호사업계의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가 있으신가요.

▶대형로펌들과 중소형로펌간의 매출격차가 심해지고, 서초동이나 서울의 동서남북 지역에 있는 소위 로컬(local) 변호사들의 어려움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입니다. 일단 변호사들을 압박하고 있는 부당한 규제, 특히 변호사 광고규정은 이제 명백한 허위 또는 과장광고가 아닌 이상 과감하게 규제를 푸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합니다. 서울변회 집행부에서 노력했으나 아직까지도 변호사의 품위유지의무 등을 이유로 광고규제를 유지하자는 의견들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변호사들과 자주 소통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회장으로 먼저 회원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이 체감하고 있는 어려움을 듣고 그 해결책을 마련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회원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지난 2년간 보다 더욱 변호사들의 목소리를 많이 청취해서 전국지방변호사협의회와 변협에 전달하고, 나아가 그 목소리들이 변협 회칙 개정과 변호사법 개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맡겨진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쌓이다보면, 변호사업계의 양극화 극복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합니다.

◇약력△1974년생 △서울 영동고 △서울대 법학과 △사법연수원 33기 △서울지방변호사회 감사(2015.1~2018) △제95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2019.1~2020.12)
14일 서울지방변호사회 박종우 회장 인터뷰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베스트 클릭

  1. 1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2. 2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3. 3 "나랑 안 닮았어" 아이 분유 먹이던 남편의 촉…혼인 취소한 충격 사연
  4. 4 22kg 뺀 '팜유즈' 이장우, 다이어트 비법은…"뚱보균 없애는 데 집중"
  5. 5 "이대로면 수도권도 소멸"…저출산 계속되면 10년 뒤 벌어질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