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영향 끼친 3개 태풍, 美서부 산불 발생 호조건 유발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21.01.05 10:56

GIST·유타주립대 공동연구…“극한기상기후 전지구적 현상으로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 방안 마련해야”

오리건주 탤런트 산불 피해 현장 © AFP=뉴스1
지난해 여름 한반도에 많은 피해를 야기했던 제8, 9, 10호 등 3개의 태풍이 강력한 에너지로 제트기류를 변화시키면서 미국 서부 오리건주에서 발생한 산불에 영향을 끼쳤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윤진호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내용을 실은 논문이 지구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회보’에 게재됐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유타주립대학교 연구진도 참여했다.

해당 태풍은 2020년 8월 후반부터 9월 초까지 2주에 걸쳐 한반도에 영향을 끼친 제8호 태풍 ‘바비’(8월 22일), 제9호 태풍 ‘마이삭’(8월 28일), 제10호 태풍 ‘하이선’(9월 1일)이다.
왼쪽) 2020년 여름 한반도에 영향을 준 세 개 태풍의 진로, (오른쪽) 이 태풍이 예측된 경우 대기 상층 지위고도장(빨간색)과 예측되지 못한 경우(검은색), 그리고 관측(점선)/사진=GIST

연구팀에 따르면 작년 태풍은 총 23개 발생했으며, 그 중 4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이는 평년의 3.1개와 유사하나 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5호 태풍 ‘장미’를 제외한 3개 태풍은 2주간에 걸쳐 최대순간풍속 49.2m/s에 이르는 강한 바람과 많은 강수를 동반하며 한반도에 큰 피해를 일으켰다.

또 이 태풍은 남에서 북으로 진행하면서 열대지방의 고온다습한 에너지를 북쪽으로 전파했는데 이 강력한 에너지는 제트기류를 변화시킬 정도로 매우 강했다.


이는 미국 서부 해안가에 강력한 고기압을 형성케 했고, 오리건주에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2020년 태풍의 진로 등 다양한 관측 자료와 다중 앙상블 예측실험자료(GEFS)를 사용해 태풍을 예측한 실험과 그러지 못한 실험을 상대 비교해 이 같은 결론을 유추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이례적으로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3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며 많은 피해를 야기했고, 미국의 산불을 유발하는 기상패턴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강력했다”면서 “이는 극한기상기후를 지역적인 현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전지구적 현상으로 이해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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