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동원해 전쟁처럼…인구 12% 백신 접종한 이 나라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21.01.04 04:13
이스라엘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10%를 넘기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접종을 상대적으로 일찍 시작한 영국, 미국은 아직 2%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한 이스라엘 군의관이 리숀 레지온의 군사기지 의료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AFP
옥스퍼드대학교 등이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WID)에 따르면 1일(각 현지시간) 기준 이스라엘은 11.55%의 백신 접종률을 기록했다. 약 900만 인구 중에 100만명가량이 맞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달 19일 국가 1호로 화이자 백신을 맞은 이후 열흘여 만에 거둔 성과다. 접종률 2위인 바레인이 3.53%이고 서방국 최초로 접종을 시작한 영국도 아직 1.5% 수준인 데 비하면 큰 차이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달 안으로 접종자를 225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스라엘이 백신 접종에서 질주를 하자 해외 언론도 비결에 관심을 보인다. 몇 가지 특징이 지목되는데 한국의 상황과의 공통점도 눈에 띈다.

우선 이스라엘은 한국의 22% 정도로 작은 국토에 몰려 살아 백신 배포에 이점이 있다.

또 국민들이 국가 보건시스템인 ‘HMO’(건강보험) 4가지 중 한 곳에 의무 가입된 점도 장점이다. 율리 에델스타인 이스라엘 보건부장관은 1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수집 관련한 우리나라 보건시스템 명성 때문에 제약사들이 (백신) 공급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수급에 유리하다는 뜻이다. 다만 이스라엘은 백신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디지털화 된 보건시스템과 중앙집권적 정부가 조직적인 예방접종을 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에 따르면 이스라엘 하다사의학연구소의 전염병 연구 책임자인 알론 모세는 "전쟁 경험이 있는 이스라엘은 비상사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됐다"면서 의료 인프라도 좋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예비군인 긴급의료원 700명이 접종 업무에 동원됐다.

캐나다 감염병 의사 자인 샤글라는 CBC에서, 이스라엘이 백신을 한 곳에 모아놓지 않고 분산시킨 것이 배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분석한다.

율리 에델스타인 보건부장관이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 작업자가 특정 지역으로 보낼 코로나19 백신을 재포장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이 세계 최초로 백신 재포장을 했다는 점을 비결로 내세운다. 에델스타인 보건부장관은 배송 거점에서 직원들이 2도(℃) 온도에서 백신 재포장 작업을 하는데, 외딴 지역 등으로도 곧바로 백신을 보낼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에서 보관해야 하지만 냉장고 온도로 해동된 경우 닷새를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 정부가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에게 '그린 패스포트'로 불리는 이동·출입 자유권을 발급할 계획인 점도 백신 접종 의욕을 돋구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누적 코로나19 감염자가 43만명, 사망자 3300명대이다. 지난해 말인 27일부터는 3차 봉쇄령이 내려져 있다. 연정 붕괴로 3월 또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백신 접종률을 치적으로 홍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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