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셀트리온 설립 당시 종합제약사로 거듭나겠다던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꿈은 현실이 됐다. 서 회장은 회사를 떠나지만 글로벌 톱티어(Top Tier) 제약·바이오회사를 향한 셀트리온의 질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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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에서 케미칼의약품까지 영토확장━
셀트리온은 2024년에는 케미컬 의약품 사업에서만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18개 제품군에 대한 권리자산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는 셀트리온의 첫 번째 대형 인수·합병(M&A)이다.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들의 과점으로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가 이번 인수를 계기로 국산화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18개 제품군에는 ‘네시나’와 ‘액토스’(당뇨병 치료제) ‘이달비’(고혈압 치료제) 등 전문의약품과 ‘화이투벤’(감기약)처럼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일반의약품이 포함돼 있다. 다양한 케미컬 의약품을 확보해 케미컬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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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서 선전하는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
‘트룩시마’(혈액암 치료제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는 미국 출시 11개월 만인 올 9월 처방시장 점유율 20.4%를 달성했다. 지난 10월 미국 최대 사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에 우선처방의약품으로 등재돼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허쥬마’(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는 유럽시장 점유율은 다소 하락했지만 일본에서는 ‘트라스투주맙’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유방암 3주요법 허가 이후 1년 만인 올 3분기에 시장점유율 39%를 치지했다.
‘램시마SC’의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 병원을 찾아가 정맥주사(IV)를 맞아야 했던 ‘램시마’를 환자들이 집에서 직접 주사할 수 있도록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꾼 것이다. 미국에서 신약으로 인정받아 2022년 허가를 목표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에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염증성 장질환으로 적응증 확대를 허가받았다. 램시마SC는 코로나19(COVID-19) 감염 우려 없이 집에서 자가투여가 가능한 점 등이 처방 확대를 이끌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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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확보, 3사 합병 ‘시너지’ 기대감━
기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대부분 오래된 제형인 저농도로 개발됐다는 점에 착안해 시장성을 더욱 확보하고자 새로운 제형으로 개발했다. 내년 상반기 EMA의 승인을 획득한 후 유럽에서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승인이 떨어지면 내년에는 해외 국가에서 승인과 판매를 추진한다. 해외판매 수익률은 다른 바이오시밀러보다 낮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내년 3사 합병은 투명한 매출구조 확립과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로 그간 발목 잡았던 저평가 요소를 제거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합병 이후 글로벌 빅파마와 본격 경쟁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춘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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