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청문보고서 채택…"정책능력은 인정, 도덕성·노동인식 부적절"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권혜민 기자 | 2020.12.28 13:25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가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채택됐다. 청문경과 보고서에는 '적격' 의견과 '부적격' 의견이 함께 담겼다. 국민의힘은 표결에서 '기권'했다.



국토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정책능력은 인정, 도덕성·노동인식 부적절"


국토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재석의원수 총 26인 중 17명이 찬성했고 국민의힘 의원 9명은 기권했다.

보고서에는 변 후보자가 정책능력 측면에서는 자질을 갖추고 있으나 도덕성 등의 측면에서는 국토부장관으로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함께 담겼다.

국토위는 경과보고서에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역임한 자로서 주택공급·도시재생 등의 부동산정책을 일선에서 담당하며 직무를 수행하여온바, 국토분야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적있다.

그러나 "과거 SH사장 재직 당시 구의역 사고 피해자나 임대주택 입주민 등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은 국무위원으로서 요구되는 도덕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SH사장 시절 블랙리스트 인사 논란 및 LH사장 시절 특정 학회에 대한 수의계약은 직무수행과정에서의 공정성이 부족하여 국토교통부장관으로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함께 적었다.

정책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주택시장의 과열, 전·월세난에 대하여는 조속히 시장 안정 대책을 마련하되 실수요자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며 "역세권 등의 개발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와 공공주택 공급을 통한 서민주거안정정책의 지속적 추진 필요성이 강조됐다"고 적어 변 후보자의 정책구상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후보자의 토지공개념 가치관에 대한 우려가 있고, 최근의 부동산시장 실패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내용도 병기했다.

변 후보자의 노동인식에 대한 문제의식도 보고서에 담겼다. 국토위는 "건설·교통분야의 안전문제가 여전히 취약한 만큼 안전대책미흡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동자의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후보자의 노동자에 대한 인식이 바람직하지 못하여 국토부 장관으로서의 역할 수행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정의당, 보고서 채택 동의…임명 동의하는 건 아냐"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진선미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야당의 부적격 의견이 함께 명시됐으며 재석 26인 중 찬성 17인, 기권 9인으로 가결됐다. 2020.12.28/뉴스1
이날 청문보고서 채택은 국민의힘의 반대 속이 강행됐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장관이나 공무원들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기술이나 전문성보다는 인성과 가치관이 더 중요하다"며 "국민의 심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국민을 바라보지 않는 장관이 얼마나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회의록에서 확인했듯 공식성상에서 강남과자만 먹고 메이커커피만 먹는 권위의식을 가진 사람은 아무리 전문성이 뛰어나도 장관이되면 안된다"며 "자진사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당 김은혜 의원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기도 전에 국토부에서는 김현미 장관 퇴임식을 오늘 5시에 준비중이라고 한다"며 "국회에서 임명동의도 하기 전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기도전에 장관 이·퇴임식을 강행한 사례가 있었나. 이러려면 청문회를 왜 하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0%가 변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고 있는데 여당과 청와대는 인성과 자격을 갖추지 못한 후보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저희는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여당은 더 이상 보고서 채택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맞섰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 위원회는 지난 23일 차수변경까지 하면서 후보자에 요구되는 도덕성과 공정성, 직무수행능력 등을 다각적으로 심도깊게 검증했다"며 "또 24일 두 시간여에 걸쳐 보고서채택 여부에 대해 심도 깊게 토론했다. 더 이상 토론이 불필요할 정도로 충분히 했다"고 말했다.

같은당 강준현 의원은 "변 후보자가 과거 잘못된 발언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했고 깊이 반성 중"이라며 "야당이 제기한 여러 의혹이 있지만 의혹만으로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많은 개혁인사가 청문회 과정에서 좌절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정부 국토부 장관 후보자 중 부동산 투기의혹, 자녀문제 의혹 많았지만 모두 소명되지 않았어도 민주당은 시급한 현안해결을 위해 대승적차원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에 동의해왔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청문보고서 채택에는 동의하지만 장관 임명에 동의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제가 청문보고서 채택에 동의한 이유는 청문회를 거쳐 검증한 결과에 대한 절차로 보고서를 보고 있다"며 "저는 분명히 부적격 입장을 냈고 임명 재고를 요청드렸다. 마치 보고서 채택이 변 후보자 임명을 동의하는 정치적 의미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합의처리를 위해 토론할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지만 진선미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은 표결을 강행했다.

진 위원장은 "심 의원 말처럼 청문보고서는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내용을 제대로 반영해서 보고서에 담는 절차"라며 "이 부분에 대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부분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간사회의에서 (여야간) 청문보고서 채택 합의가 어렵다고해서 (표결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며 "변 후보자가 여러 부족한 점이 있지만 전문가로서 여려 역할을 할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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