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아" 세금 늘려도 버티는 다주택자들의 심리 [부릿지]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김진석 PD, 김윤희 PD, 최동수 기자 | 2020.12.24 05:50

[부릿지TALK]임재만 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살 집이 아니면 팔아라'

올해 정부가 수차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다. 정부는 전국 집값이 들썩일 때마다 다주택자, 법인, 갭투자자를 겨냥했다.

세금을 강화하고, 전국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좀처럼 '살지 않는 집'은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 다주택자의 매물은 여전히 잠겨있고,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는 계속된다.

다주택자 매물은 왜 나오지 않는 것일까? 풍선효과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부는 어떤 정책을 내놓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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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송 기자
서울 전셋값이 높아지니까 외곽으로 가서 집을 사자는 수요가 있어요. 어떻게 보세요?

▶임재만 교수
흐름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집값이 오르는 건 누군가 집을 계속 사주는 사람이 있어야 집값이 오르는 거잖아요. 수요가 받쳐줘야 하는데요. 언젠가는 한계에 다다르는 거죠.

최근에는 부모가 지원하는 자금으로 집을 사는 세대들도 생겼죠. 부모지원을 통해서 집을 살 수 있는 수요가 얼마나 될까요? 지금처럼 정부가 계속 규제하고 있으면 언젠가 끊길 텐데요. 언제인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결국엔 오래갈 수는 없을 거예요. 지금 시장의 규제환경과 수요자들의 특성을 봤을 때 오래가기 힘들 것 같아요.

▶조한송 기자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니 매매수요도 한계가 있을 거라고 얘기를 하셨는데요. 어찌됐든 무주택 가구들의 불안 심리가 매수수요로 전환이 되었는데 이 불안 심리를 완화시킬만한 요인이 있을까요?


▶임재만 교수
시장에서 수요자든 공급자든 가장 불안해하는 것이 공급 부족인 것 같은데요. 사실 서울에서 공급되는 양은 크게 줄지 않았어요. 어쩌면 거의 일정했는데요.

"아파트는 줄고 단독이나 다세대 같은 주택이 많아서 공급량은 채웠지만, 질적으로는 선호하는 주택이 줄어들었다" 이게 바로 공급부족론의 핵심이거든요.

"그러니 이 불안을 잠재우려면 서울에서 아파트 공급을 늘려야한다.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방법은 재건축, 재개발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파트 재건축을 활성화 시켜달라, 여러 가지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주택공급은 집값이 오를 때 가능해요.

내가 내 땅에다가 집을 지으려고 하는데 집값이 앞으로 떨어질 것 같다고 하면 짓지 않죠. 이게 일반적으로 수요공급의 원리와 약간 다른 거예요. 집값이 오를 때 공급하고, 오른다고 기대할 수 있을때 공급하는 거죠. 재건축, 재개발을 수익성에 기초해서 사업장 규제를 다 풀어주면 집값은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공급을 늘리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 이야기는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맞지 않는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집값이 오르는 상태에서 공급이 되다 보니까 역시 살 수 없는 사람들은 그 집을 못 사는 거예요. 박근혜 정부 때 겪었잖아요. 집을 살 수 있도록 공급을 늘렸는데 실제로 집을 산 사람들은 실수요자가 아니고 다주택자들이 늘어났다는 거예요.

▶조한송 기자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구매를 한거죠.

▶임재만 교수
애초부터 소득대비 집값이 비싼 상태에서 공급을 늘리면서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면 이건 집을 누가 사느냐면 어쩔 수 없이 다주택자가 살 수밖에 없죠. 만약 다주택자가 살 수 없다면 한동안 미분양이나 공실로 남아 있겠죠.

그걸 못 버티면 싸게 팔겠지만 대부분 여태까지 우리 경험을 보면 정부가 미분양 대책을 내서 정부가 해결을 해줬거든요. 금융산업처럼요. 분양받은 사람이 있으니까요. 이런 부분들이 조금 어렵게 만들어준 것 같고요.

어찌 됐든 서울 시내에서 공급이 조금 늘어야하는데요. 제 생각은 민간에서 사업성이 있는 사업을 (진행하면) 안 그래도 불안한 주택가격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봐요.

▶조한송 기자
더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

▶임재만 교수
그래서 이제 어디에 공급해야하냐면 서울 시내 빈 땅을 많이 찾아야하고요. 효율이 낮은 땅을 많이 찾아야 해요. 일단 땅을 많이 찾아서 공급해야 해요. 서울시내 빈땅을 많이 찾아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수익성이 조금 부족한 사업장들이 있는데요. 집중적으로 공공이 주도해서 사업을 할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면 영등포에 쪽방촌이 있는데요. 서울시하고 국토부하고 LH가 직접 들어가서 사실상 수용하다시피 했어요.

약간 수익성이 열등한 곳은 공공이 가서 주도하고 공공이 투자해서 집을 지으면, 강남의 재건축을 풀어줘서 집값 올리는 그런 역효과를 어느 정도 막으면서 서울 시내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봐요.

그렇게 공공이 주도하면 그곳에 사시는 분들에게 집도 마련해주고, 공공에서 환수하는 물량도 있으니깐 이것을 공공임대로 활용할 수 있겠고요.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지금처럼 10평, 20평으로만 지으면 안 되고요. 조금 더 넓은 평수도 지어서 중산층까지도 들어올 수 있게 해서 공공임대가 주민들이 싫어하는 그런 주거단지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하다고 생각해요.

▶조한송 기자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이런 말씀이셨습니다.

▶임재만 교수
그렇죠.


▶조한송 기자
앞으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더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기에는 어려울까요?

▶임재만 교수
지금 정부는 종부세를 늘려서 부담되게 해서 다주택자가 매물을 조금 팔게 하겠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저는 첫 번째 단추를 잘못 꼈다고 생각해요. 초기에 보유세 정책 방안을 냈을 때 너무 미온적이었어요. 시장에서는 보유세 강화 정책이 세게 나오면 집을 팔 수밖에 없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거죠.

아무것도 아니다. 그 뒤부터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죠. 그리고 올해 들어서 이제 최고구간 6%까지 했는데 최고구간이지만 전국에 몇십 명 안 되는 사람이고요. 그래도 어찌됐든 보유세가 많이 강화됐습니다.


보유세 부담이 되는 사람들은 이제 팔수 도 있지만, 저는 웬만하면 안 팔거라고 생각을 해요. 문제는 이번 정부의 임기가 1년 반 남았다는 거죠. 그 동안 우리가 무엇을 학습했냐면 정권만 바뀌면 정책규정은 달라진다.

재건축도 풀어줄 것이고, 종부세도 약해질 것이고, 양도세도 풀어질 것으로 기대하거든요. 민주당 정부가 또 들어서도, 다른 야당 정부가 들어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 뭐 '종부세 한 2번 정도만 더 내면 되니 일단 버텨보자' 그리고 '양도세 중과 해지되면 팔아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해요. 대체로는 이런 기대 때문에 안 팔고 버티려고 하는 전략을 1순위로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조한송 기자
그럼 내년에도 어떻게 보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지도 않고, 공급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상황도 아니고 전세난도 단기간에 해소될 것 같지도 않고요. 올해와 같은 상황이 계속 될 수도 있겠네요.

▶임재만 교수
그렇죠. 그런데 이제 뭐가 필요하냐면 사실 야당이든 여당이든 또는 정부의 성격이 보수적이든 진보적이든지 집값을 안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지 않는 정부는 없었어요.

그럼 지금 집값을 안정화할 수 있는 방법은 이 기조가 몇 년 지속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중간에 기조가 바뀌면 또 엉망이 될 가능성이 있죠. 그래서 이 기조가 계속된다는 시그널을 강력하게 줘야한다고 생각해요.

아쉽게도 지금 민주당 지도부들도 지난 총선 때, 특히 강남에서 나온 후보자 중심으로 "보유세를 1가구 1주택을 깎아주자"고 했고, 최근에 6억원 이하 주택은 0.5% 보유세를 3년 동안 감면해주기로 했잖아요.

이게 집값을 낮추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예요. 안타깝지만 집값은 여러 가지 조치가 필요하긴 하지만요. 첫 번째는 보유세 강화입니다. 이게 흔들리는 순간 집값은 계속 올라요. 그거를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해요.

1가구라도 마찬가지예요. 집을 갖고 있는데 전혀 부담이 없으면 집을 사죠. 집을 갖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집을 살까 아니면 전세살까 이런 선택을 하죠. 거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전세를 살아도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해줘야하는 거죠. 월세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조건에서 집을 함부로 사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은 가능하면 수요를 줄인다는 것이고요. 집에서 얻는 이익을 줄인다는 것이거든요. 이렇게 해주지 않으면 집값을 안정화시키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이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라고 사람들이 예측하는 순간 사람들이 완전히 흐트러질 수밖에 없는 거죠.

▶조한송 기자
버티자는 심리가 또 이어질 수 있으니깐.


▶조한송 기자
내년 시장을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기는 한데 변수로 작용할만한 요인들이 있을까요?

▶임재만 교수
아무래도 지금 현재 정책이 정책의 기조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 아니면 계속 유지될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럼에도 정부가 가진 큰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주택 공급을 얼마나 활발하게 해줄 것인가? 정책의 목표가 강남 아파트냐 아니면 서민 주택이냐. 서민의 주거 안정이 중요하냐? 아니면 강남의 아파트 집값을 잡는게 중요하냐 저는 이 부분을 조금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집값 안정을 목표로 하는 순간 이거 굉장히 힘들어져요. 왜냐하면 수요 공급의 기본적인 원리가 작동하고, 부동산에는 심리나 투기 행위들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이런 요인들을 정부가 집값 안정을 이유로 컨트롤 하거나 최소한 모니터링 하거나 그게 가능하냐는 거죠. 불가능하거든요.

너무 흔들리는 건 당연히 막아야 하겠지만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정부가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얼마나 잘 도모하고 있는지, 정말 서민들은 안정적으로 거주하고 있는지 이걸 기본적인 목표로 삼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단기적으로 규제나 완화나 이건 당연히 필요한데요. 문제는 우리가 가는 길이 어디인지 그 목표가 어디인지 보이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중간에 더 중요하고 더 크고, 그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하고 장기적 대응을 세워야 해요.

▶조한송 기자
집값이 계속 상승할 수는 없잖아요. 계속. 18년도 이후부터 계속 오르고는 있는데 만약에 변화가 일어난다면 변곡점으로 확인할 만한 지표들이 있을까요?

▶임재만 교수
미국에서는 매물이 나왔을 때 소화되는 데까지 얼마나 걸리느냐를 측정해요. 데이즈온마켓 또는 타임온마켓이라고 해서 DOM 또는 TOM으로 부르는 게 있는데요. 매물이 나온 다음에 소화될 때까지오래 걸릴수록 가격이 떨어져요. 평균적으로 보면 그게 얼마나 되냐 이런 걸 측정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어요.

국토부가 가진 여러 가지 정책수단들을 보면 나쁘지 않아요. 예를 들면 다주택자를 규제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가능하면 내 집을 갖게 만들겠다. 이런 정책을 하는데 누가 반대를 하겠습니까?

또 임대차 시장에서 임대인의 횡포를 막고 임차인이 원한다면 더 거주할 수 잏게 하고, 임대료 부담도 높지 않게 해주겠다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놓고 보면 상충된다는 거죠.

다주택자를 규제한다는 거는 전세매물을 줄이겠다는 거고, 그러면 결국 전세시장이 불안해진다는 거죠. 두 번째로 제가 가장 한국 주택시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 문제 중에 하나가 전세문제라고 제가 생각을 하는데요. 전세는 세입자한테도 좋고요. 임대인한테도 집값이 오르는 한 좋아요.

그런데 오르지 않는 한 집주인들은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싶어 하고, 그래서 전세를 살고 있거나 전세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고통이 될 수 있는거죠. 더군다나 이런 전세시장을 안정화 시키는 것은 기본적으로 누군가가 집을 투기해줘야 하는 거거든요.

전세시장 안정을 목표로 하면 투기를 열심히 하도록 해줘야한다는거죠. 근데 어느 나라, 어느 정부가 투기를 열심히 하도록 정책을 펼 수 있을까요? 일시적으로는 그게 가능해도, 장기적으로는 그게 불가능하죠.

장기적으로는 공공에서 이런 전세 수요를 흡수하거나 대체하거나 또는 최소한 어느 정도 물량을 갖고 있어서, 전세 민간 전세시장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그런 것을 받쳐줄 수 있는 공적인 전세시장을 확층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방향이 환매조건부 주택이나 토지임대부 주택이 제한된 소유권을 갖는 주택이지만 사실상 전세세 의 기능을 할 수 있어요. 소유권을 사고파는 시장의 대안으로 생각하지 말고 전세대안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이 주택이 대안적 모델인데요. 시장에서 안 먹힌다는 것보다는 민간 전세보다는 훨씬 좋은 전세로 공공이 공급하니깐 시장에서 훨씬 더 먹힐 수 있다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출연 임재만 세종대학교 교수, 조한송 기자
촬영 김진석PD
편집 김진석PD
디자인 김윤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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