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3일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이하 마그나)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전사 차원에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을 적극 육성해 '차세대 먹거리'로 삼겠다는 의지다. 여기에는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결단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내년 7월 공식 출범하는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은 LG전자 VS사업본부에서 물적 분할된 후 모터, 인버터, 차량 충전기, 구동시스템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 부품 일체를 생산한다. 이를 위해 임직원 1000여 명이 합작법인으로 이동하고, 본사는 VS사업본부가 있는 인천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미 쉐보레와 '볼트 EV'와 재규어 'I-PACE' 등에 탑재되는 주요 전장부품을 공급하며 전기차 사업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는 파워트레인 외에 샤시, 내·외장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한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LG전자는 마그나의 글로벌 대형 완성차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고, 동시에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인 모터와 인버터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특히 전장사업에서 △전기차 파워트레인(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인포테인먼트(LG전자) △램프(ZKW) 등 '3각편대' 체제를 완성하는 의미도 갖는다.
그동안 LG그룹은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M&A(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육성해왔다. 2013년 LG전자 VS사업본부 신설에 이어 2017년에는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인 1조원을 투입해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했다.
LG화학은 일찌감치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뛰어들어 현재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달 조직개편에서는 LG화학 배터리사업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하고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공격적 확대를 시사했다.
LG그룹의 양대 축인 LG전자와 LG화학이 전기차 사업에 의욕을 보이면서 애플의 첫 전기차에 각종 부품을 공급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애플카'(가칭)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4년까지 자율주행 승용차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애플 전기차가 등장하면 단숨에 테슬라를 위협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 초 구 회장은 LG마곡사이언스파크에서 커넥티드카 파일럿 모델에 직접 탑승해 관련 사업 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장은 "무한한 가능성과 성장 기회를 가진 전동화 부품 사업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과감하면서 최선의 선택을 내렸다"며 "LG전자의 뛰어난 제조기술력과 마그나의 풍부한 경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LG전자 주가는 11만9500원으로 마감하며 전일대비 29.61% 올라 가격제한선까지 치솟았다. LG전자의 상한가는 12년만으로 이날 상승으로 시가총액은 4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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