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씨도 코로나 피해자” VS “보이지 않는 찬스로 경쟁 뛰어들어”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20.12.21 15:13

文대통령 아들 준용씨 개인전, 코로나 피해 지원금 1400만원 수령 논란…대통령 아들이냐 예술성이냐

'2020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0월 22일 인천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23일까지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38)씨의 전시회가 서울문화재단의 ‘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 지원금 1400만원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코로나 시대엔 누구나 예외 없는 피해자”라는 옹호론과 “대통령 아들답게 양보의 미덕을…”이라며 기득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온 것.

문씨는 개인전 ‘시선 너머, 어딘가의 사이’를 열면서 지난 4월 ‘코로나19 긴급 피해지원사업’추경 예산 45억원에서 긴급지원금을 받은 245건의 예술단체(인) 중 한 명이다. 준용씨가 신청한 시각 디자인 분야는 281건의 서류가 접수됐고 이 중 46건이 선정됐다. 준용씨는 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셈이다.

서류 접수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피해 내역이고 다른 하나는 창작 활동 계획이다. 가난한 예술가에게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예술인복지재단)과는 다르다. 따라서 이 지원 사업은 항목별 점수를 계산하는 ‘정량적’ 평가가 아니라 내용을 조목조목 잘 정리한 ‘정성적’ 평가로 수혜가 결정된다.

준용씨의 피해 내역은 3건이다.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부산 미디어 특별전 취소(2월), 구룡포 예술공장(금산갤러리) 개인전 취소(4월), Open Media Art Festival in Jordan 취소(6월)가 그것. 문용씨가 4월에 이 사업에 지원할 때 6월 취소분까지 내역으로 첨부했다.

서울시문화재단 관계자는 “특히 2월에 예정됐던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는 불과 1주 전에 취소돼 손해가 컸다”며 “잇따라 취소된 전시를 위해 제작했던 여러 작품들의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계획에서는 사업의 적정성과 타당성, 사업 수행역량, 실행능력, 사업성과와 기여도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재단 측은 밝혔다.


이런 과정에서 옹호론자들은 문화 콘텐츠 중 그나마 코로나 시대에 열리는 몇 개 안 되는 콘텐츠가 전시라며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준용씨도 결국 코로나19 시대 피해자로서 지원 자격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얘기다.

회화 계열의 한 작가는 “예술가로서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는데,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가로막힌다면 그것이야말로 인권 침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이 사업 부문은 가난이 변수가 아니라 발전 가능성과 예술성이 본질이라 그것만 갖고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8년 만에 연 문재인 대통령 아들인 미디어아티스트 문준용 개인전 '시선 너머, 어딘가의 사이'에 20일 관람객이 참석해 감상하고 있다. /사진=뉴스1

비판하는 이들은 281건 중 46건만 선정되는 어려운 선정 관문에서 대통령 아들 이름이 뻔히 보이는 지원 서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것이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서울의 한 갤러리 대표 A씨는 “‘정량’이 아닌 ‘정성’이라는 평가는 주관식을 매기는 점수처럼 해석이 깊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채점 방식”이라며 “세금으로 운영하는 사업에, 특히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코로나 지원사업에 ‘기명’ 방식을 고집해 본의 아니게 특혜 논란에 휩싸인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갤러리 대표 B씨는 “준용씨보다 더 뛰어나고 감각적인 작가들도 코로나 때문에 일부러 전시회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며 “지원금까지 받고 가장 조심스럽게 하루를 견뎌야 할 지금 시국에 전시회를 열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이번 사업 선정 기준은 예술성, 발전성 등 종합적으로 고려한 걸로 아는데, 준용씨는 예술성에선 인정받고 있는 아티스트”라며 “‘기명’이나 ‘코로나 시국’ 논란에서도 한국 미술계가 좁아 이름이 아닌 작품만으로도 작가를 유추하기 쉽고, 시기적으로 지금 아니면 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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