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더나 백신 오늘 조기배포…'백신 불신'에 바이든도 접종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윤세미 기자 | 2020.12.20 07:56
미국에서 모더나의 코로나19(COVID-19) 백신이 당초 알려진 일정보다 하루 빠른 20일(현지시간)부터 배포된다. 연말까지 약 1000만명(2000만회) 분의 백신이 미 전역에 뿌려진다.

흑인을 중심으로 팽배한 백신에 대한 불신을 가라앉히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접종에 나선다.



모더나 백신, 당초 일정보다 하루 빨리 보급


19일 CNN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20일부터 UPS와 페덱스 등 물류업체들을 통해 모더나 백신을 각 주정부로 보내는 작업에 착수한다. 일부 지역에선 20일부터도 접종이 가능할 전망이다. 종전에 알려졌던 21일보다 앞당겨진 일정이다.

코로나19 백신의 개발과 보급을 가속화하는 이른바 '초고속 작전'팀의 쿠스타브 퍼나 육군 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더나 백신을 배송하는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며 "백신을 포장해서 트럭에 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일주일 간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총 790만회 분이 미국 3700여곳에 배포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11일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긴급사용 승인한 데 이어 18일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의 백신에 대해서도 긴급사용을 허가했다. 18세 이상이 대상이다. 화이자 백신을 처음 승인한 건 영국이지만 모더나 백신 승인은 미국이 최초다.

14일(현지시간) 오전 뉴욕시 퀸스에 위치한 롱아일랜드 주이시 메디컬센터에서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하는 샌드라 린지가 미국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제공


美흑인 '백신 불신' 배경엔 '터스키기 실험'의 비극


그러나 백신에 대한 불신이 신속한 접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흑인들 가운데 백신을 맞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성인 1만26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고 했다.

그러나 인종 별로 보면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흑인은 42%에 불과했다. 백인과 히스패닉은 각각 61%, 63%였고 아시아계가 83%도 가장 높았다.

백신에 대해 흑인들의 거부감이 큰 것은 '터스키기 실험'과 같은 역사적 배경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터스키기 실험은 미 공중보건국이 1932년부터 약 40년 간 앨라매바주 터스키기에서 흑인 매독 환자들을 속여 페니실린 대신 가짜 약을 주사하고 경과를 지켜본 비극적 사건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161명이 숨졌고, 실험은 1973년 이 같은 사실이 폭로되면서 중단됐다. 미 연방정부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7년이 돼서야 이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펜스 부통령 이어 바이든·오바마도 접종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바이든 당선인도 오는 21일 직접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공개 접종을 약속했다.

앞서 18일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가 공개적으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민주당의 의회 1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같은 날 백신을 맞았다.

그러나 지난 10월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들은 모두 원칙상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는 아니다.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는 각 주정부가 결정하지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전방 의료진과 장기요양시설 거주자를 우선으로 백신을 투약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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