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원 부양책이 온다"…美증시 사상최고치[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12.18 07:06
[워싱턴=AP/뉴시스] 미국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오른쪽)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9000억달러(약 1000조원) 상당의 미국 추가 경기부양책을 둘러싼 여야 간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타결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부양책이 美증시의 핵심 동인"



17일(현지시간)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48.83포인트(0.49%) 오른 3만303.37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1.31포인트(0.58%) 상승한 3722.4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6.56포인트(0.84%) 뛴 1만2764.75에 마감했다. 3대 지수 모두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테슬라는 5% 넘게 뛰었고 넷플릭스도 1.5% 상승했다. 반면 미국에서 반독점 소송에 휘말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1% 가까이 내렸다.

KKM파이낸셜의 댄 데밍 상무는 "여전히 부양책이 주식시장의 핵심 동인"이라며 "의회에 이를 타결하려는 동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합의 임박"…美 1천조원 부양책 협상 급물살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초당파적 부양책 합의가 임박했다"며 "주말까지 의회에서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회의 1인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협상에서 진전을 이뤘다"며 "(공화당의) 답변을 듣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행정부를 대표하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전날부터 부양책 타결을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페로시 의장의 드류 하밀 대변인은 "이 세 명 모두 즉각적인 합의의 긴급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현재 여야가 논의 중인 부양책에는 연방정부가 매주 실업수당 300달러를 추가 지급하는 내용과 임대료 체납에 따른 퇴거를 막는 방안 등이 담겨 있다.

또 모든 미국인들에게 현금 600달러를 나눠주는 내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종전 부양책을 통해 지급했던 1200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 민주당과 공화당의 초당파 의원들은 기존 부양책을 쟁점 부분과 비쟁점 부분으로 쪼개 7480억달러(약 819조원) 규모의 비쟁점 부양안을 우선 처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비쟁점 부양안에는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수당 확대와 소기업의 고용 유지를 위한 실업급여프로그램(PPP) 재개 등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지지하는 방안들이 담겨 있다.

반면 1600억달러 규모의 쟁점 부양안에는 민주당이 반대하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기업의 면책특권 부여, 공화당이 거부하는 지방정부 지원 등의 첨예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국 신규 실업자 88.5만명…2주째 증가


코로나19 재확산 속에 미국의 신규 실업자는 2주째 늘어났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12월 둘째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88만5000건으로, 전주 대비 2만3000건 늘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81만8000건(마켓워치 집계)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가 본격화된 직후인 지난 3월말 68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약 4개월 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7월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세와 함께 증가와 감소, 정체를 반복해왔다.


미국에서 최근과 같은 대규모 실업은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지난 2월까지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대에 불과했다.

종전까지 최대 기록은 제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 당시 69만5000명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최대 66만5000명(2009년 3월)에 그쳤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글로벌 투자전략 책임자인 마이크 파일 이사가 17일(현지시간) KIC(한국투자공사)가 주관한 '뉴욕국제금융협의체' 화상 세미나에서 자신의 내년 경제전망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상배 뉴욕특파원 (화상세미나 화면 캡처)



'세계 최대' 운용사 블랙록 "내년 한국·미국 주식 사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내년에도 한국과 미국의 주식시장이 유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블랙록의 글로벌 투자전략 책임자인 마이크 파일 이사는 이날 KIC(한국투자공사)가 주관한 '뉴욕국제금융협의체' 화상 세미나에서 "내년엔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상승으로 인해 주식 등 위험자산이 유망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 뿐 아니라 한국 등 동아시아 신흥국들의 주식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계속되는 미중 무역분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에서 영향력이 확대되는 중국에 대해서도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유럽과 일본 주식시장은 비교적 부진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선진국 국채에 대한 비중도 줄일 것을 조언했다.

파일 이사는 "코로나19 백신의 보급과 함께 내년에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라며 "그럼에도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을 자제하며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것"이라고 했다.

산업 별로는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파일 이사는 내다봤다. 백화점 등 전통적 유통, 정유사 등 전통적 에너지 분야는 부진한 반면 전자상거래, 신재생 에너지 분야는 선전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파일 이사는 "장기적으로 볼 때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등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분야로 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美부양책 타결 기대에 기름값 9개월래 최고치




미국의 추가 부양책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는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장중 터치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내년 1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45센트(0.9%) 오른 배럴당 48.2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는 장중 한때 48.59달러까지 치솟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내년 2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밤 11시7분 현재 45센트(0.9%) 상승한 51.53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날 브렌트유는 한때 51.90달러까지 올랐다.

이날 달러화는 약세였다. 오후 5시9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74% 내린 89.78을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31.70달러(1.7%) 상승한 1890.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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