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도 퍼지는 K-콘텐츠, '한류 붐' 웹툰까지 통한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0.12.17 16:03

한국콘텐츠진흥원 유럽비즈니스센터 '2021 유럽 콘텐츠산업 전망 세미나'…"코로나19와 네이버웹툰으로 프랑스에 웹툰 퍼져"

17일(한국시간) 한국콘텐츠진흥원 유럽비즈니스센터가 진행한 '2021 유럽 콘텐츠산업 전망 세미나'에 참석한 프랑스 대형 출판사 뒤피(DUPUIS)의 스테판 페랑 편집장(오른쪽)과 뒤피가 설립한 웹툰플랫폼 웹툰팩토리(Webtoon Factory)의 세드릭 로베르 본부장. /사진=콘진원
"20세기를 돌아보면 미국 코믹스를 어디서든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등장한 일본 망가는 뒤로 읽는 방식, 흑백 이미지란 다른 점에도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시대와 독자들이 변하고 있습니다. 만화 창작물의 세계화에 웹툰만큼 적합한 매체가 없죠. 드라마에서나 쓰이는 클리프행어 기법을 사용하는 스토리텔링 방식과 만화 시장 비주류로 여겨졌던 여성을 겨냥한 로맨스물을 선보이는 등 한국 웹툰의 노하우는 대단합니다."

17일 프랑스에 위치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 유럽비즈니스센터가 진행한 '2021 유럽 콘텐츠산업 전망 세미나'에 참석한 프랑스 대형 출판사 뒤피(DUPUIS)의 스테판 페랑 편집장과 뒤피가 설립한 웹툰플랫폼 웹툰팩토리(Webtoon Factory)의 세드릭 로베르 본부장은 유럽 미디어 웹툰 시장을 조명하며 한국 웹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1세기 글로벌 만화산업의 주류가 된 웹툰시장을 한국이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COVID-19)로 국내 산업 전반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지만 언택트(Untact·비대면)를 바탕으로 한 K-콘텐츠는 오히려 두각을 드러낸다. BTS로 대표되는 K-팝과 '킹덤' 등 넷플릭스를 타고 날아오른 영화·드라마에 이어 어린이 콘텐츠로 여겨졌던 K-웹툰이 '집콕' 중인 전 세계인을 사로잡으며 신(新) 한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일본, 미국 등 전통적인 만화시장 뿐 아니라 유럽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K-웹툰, 세계 만화시장 재편 시작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한미일 합작 애니메이션 '신의탑(왼쪽)'과 지난 7월 전 세계 공개된 '갓 오브 하이스쿨'. /사진=네이버웹툰
최근 콘진원이 해외 콘텐츠시장을 분석한 결과 올해 전 세계 만화시장은 81억 달러(약 9조2000억원) 규모다. 전통적인 종이만화 소비가 하락세지만 새롭게 등장한 디지털 만화가 이를 대체하며 성장 고공행진을 이끈다. 만화산업에서 PC·스마트폰을 통해 소비하는 디지털 만화 비중은 전체에서 72%를 차지할 정도다. 다양한 콘텐츠산업 속에서도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 시대에 만화산업이 커다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만화는 곧 웹툰으로 통한다.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세로 스크롤 형식과 한 회당 2~4분 정도의 짧은 분량과 긴 연재, 다양한 장르를 총망라한 스토리텔링으로 21세기 만화라는 평가다. 이런 웹툰을 이끄는 중심축이 바로 한국이다. 디지털 만화를 일컫는 웹툰이란 용어부터 관련 시스템 등이 모두 한국에서 나왔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플랫폼과 시간·장소에 관계 없이 소비 가능한 한국형 '스낵컬처'의 대표 콘텐츠란 점에서 2030 MZ(밀레니얼+제트)세대는 물론 4050 중·장년층까지 사로잡았다. 이미 국내 웹툰은 글로벌 디지털 만화시장까지 재편하고 있다. 국내 대표 웹툰 플랫폼 네이버가 2014년 미국을 시작으로 100여 개국에서 시장을 휩쓸며 글로벌 1위 플랫폼이 됐다. 네이버 '라인 망가'와 카카오 '픽코마'는 만하의 고장 일본 시장을 휩쓸고 있다.


'클래식' 고집하는 유럽도 K-웹툰은 "OK"


웹툰의 인기는 비단 미국과 일본 등 전통적인 만화 강국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전통적인 종이 기반 미디어를 선호하는 유럽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제 막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콘텐츠 영토 확장을 노리는 콘진원이 프랑스 현지에서 유럽 콘텐츠 산업을 전망하는 세미나의 큰 주제로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스타트업 등 굵직한 이슈와 함께 웹툰을 조망한 이유다.

실제 종이 기반의 만화 문화에 익숙한 프랑스에서도 1020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웹툰 문화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100년 가까운 역사로 프랑스와 벨기에 만화·출판산업의 얼굴 중 하나인 뒤피가 2년 전 '웹툰 팩토리'를 만들어 웹툰에 뛰어든 것이 이를 반증한다. 스테판 페랑 뒤피 편집장은 "스마트폰에 맞춰 만들어진 형식이 만화산업 혁신의 열쇠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디지털 만화 플랫폼을 구축한 뤽 부르시에 이즈네오(IZNEO) 대표도 "웹툰은 밀레니얼 세대 정서와 문화에 잘 맞는다"며 "아직 유럽이 디지털화에 뒤처진 상황에서도 올해 자체 이용자 소비 비중을 조사해보니 웹툰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9%에서도 올해 30%로 크게 높아지는 등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웹툰이 유럽에서 통하는 이유


프랑스 유명 출판사 뒤피사에서 운영하는 웹툰팩토리 플랫폼.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이처럼 유럽이 디지털 만화에 눈을 뜨는 시점에서 한국 웹툰의 수출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게 현지 웹툰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세드릭 로베르 웹툰팩토리 본부장은 "코로나19와 네이버웹툰이란 두 가지 요소로 프랑스 젊은층에게 웹툰이 유명해졌다"며 "코로나가 터지기 3개월 전 네이버가 프랑스에 진출했는데 넷플릭스의 등장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 웹툰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이 매력요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유럽 웹툰산업 전문가들은 이날 세미나에서 공통적으로 한국 웹툰의 참신한 스토리텔링 기법과 로맨스 장르를 높이 평가했다. 어린이·남성에 맞춰져 있던 시장을 여성, 청년층까지 확대했단 것이다. 직접 한국에서 웹툰을 배우고 돌아간 프랑스 웹툰 작가 라파엘 막스는 "프랑스에서 만화는 대부분 남성 독자를 위해 만들었는데 한국 웹툰은 사회활동을 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로맨스 장르가 마치 드라마를 연상케할 만큼 질적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뤽 부르시에 이즈네오 대표는 "한국 웹툰이 디지털 시대에 맞게 새 기술에 적응해 나가는 동시에 엄청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최근 5년 간 한국 웹툰 시장의 위상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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