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배터리 합작이 변수? 인니 장관단 全일정 돌연 취소(상보)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심재현 기자 | 2020.12.17 10:25
[서울=뉴시스]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아라룸에서 바흐릴 라하달리아(Bahlil Lahadalia)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11.12. photo@newsis.com
한국을 방문한 인도네시아 경제부문 장관단이 돌연 한국에서의 전 일정 취소를 통보했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방문 일정은 물론 전국경제인연합회 간담회 등이 모두 백지화됐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배터리 협력투자 답보가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관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장관단은 이날 전경련 간담회와 한국 기업 현장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한국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장관단은 이날 전경련에서 국내 기업인들을 만나 간담회를 열고 이후에는 비공개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인도네시아 장관단이 하루 일정을 취소하면서 이들을 맞이하려 했던 전경련과 한국 기업들은 그 배경 파악에 분주하다. 장관급 귀빈의 방문 일정이 특별한 변수 없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장관단은 구체적인 취소 이유를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COVID-19) 방역 관련 절차를 제대로 마치지 못한 것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장관단은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과 아구스 수파르만토 무역부 장관, 아구스 구미왕 산업장관, 바흐릴 라하달리아 투자조정청장 장관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16일 오전 인천에 도착했다. 장관단 뿐 아니라 보좌진, 인도네시아 경제인을 포함해 40여명 규모다.

18일로 예정된 한-인도네시아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정식 서명이 메인 행사다. CEPA가 발효되면 한국은 상품부문에서 인도네시아의 최혜국 대우를 확보한다. 시장 개방 수준도 훨씬 넓어진다. 양국 간 관계 개선의 일대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계 시선은 현대차와 LG화학 배터리부문(현 LG에너지솔루션) 간 합작사 설립에 더 쏠렸다. 인도네시아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간 배터리 협력사 설립 유력 후보지역으로 현지 언론을 통해 이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돼왔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물론 2차전지 소재 개발에 주력하는 포스코까지 묶어 지난 1년간 유치에 적극 힘을 쏟았다. 인도네시아 정부 차원에서 현지에 협력법인 생산공장을 위한 부지도 마련했을 정도다.

이에 비해 현대차나 LG에너지솔루션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현대차로서는 배터리 수급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만 포함시키는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면 다른 배터리 협력사인 SK이노베이션이나 잠재적 파트너인 삼성SDI와 향후 관계가 어색해질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도 장기적 차원에서 현대차와 파트너십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현재 밀려드는 배터리 주문도 다 감당하기 어렵다. 당장 테슬라 등 굵직한 해외 파트너들과 체결한 협력관계를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도 있다.

양사가 인도네시아 프로젝트 추진 자체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수차례 언급한 것은 이 때문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게 양사의 입장이다.

일각에서 가능성이 제기됐던 양국 배터리사업 협력 관련 초벌적 MOU(양해각서) 체결은 결국 이번 장관단 방한 기간 내에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인도네시아 장관단으로서는 실망스러운 결정일 수밖에 없다. 일정 취소도 이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상황을 문제 삼아 일정을 취소했다고는 하지만 내부적으로 다른 원인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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