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나빠지면 더 살게"…美증시 끌어올린 한마디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12.17 08:42

[월가시각]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코로나19(COVID-19)에 대해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우리가 보는 것과 똑같은 걸 보고 있다." (블레인 롤린스 361캐피탈 수석전략가)

16일(현지시간) 나스닥종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경기회복세가 느려질 경우 채권매입 확대 등 추가 완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재확인하면서다. 백신이 충분히 보급될 내년 봄까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위험에 대해 연준 역시 걱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여야가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에서 의견 차이를 상당히 좁혔다는 소식도 기대감을 부추겼다. 슈왑센터의 케이시 존스 수석전략가는 "연준도 중요하지만 부양책이 더 중요하다"며 "부양책이 합의되지는 여부가 연준이 앞으로 할 것과 하지 않을 것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美여야, 1000조원 추가 부양책 의견 접근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4.77포인트(0.15%) 내린 3만154.54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6.55포인트(0.18%) 오른 3701.17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3.13포인트(0.50%) 뛴 1만2658.19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의 경우 이날 장중, 종가 기준 모두에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아마존은 2% 넘게 오른 반면 테슬라는 1.7% 내렸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와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는 이날 9000억달러(982조원) 규모의 부양안에 대해 의견 접근을 이뤘다.

이 부양안에는 민주당이 반대하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기업의 면책특권 부여, 공화당이 거부하는 지방정부 지원 등의 첨예한 내용은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국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오른쪽)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파월 "물가 2%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 걸려"


이날 연준은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0.00~0.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금리를 1.00∼1.25%에서 제로 수준으로 내린 이후 9개월째 동결이다.

FOMC는 이날 통화정책성명에서 연 2% 이상의 고물가를 장기간 용인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후 경기가 회복돼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연 2%를 넘어도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난 8월 연준은 이런 취지의 평균물가목표제 도입를 선언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에 대해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상당한 물가 하락 압력이 있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2% 수준으로 다시 높아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기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란 뜻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수의 FOMC 위원들은 2023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내년 성장률 전망치 0.2%p 상향


연준은 채권매입 계획은 종전대로 유지키로 했다. FOMC는 성명에서 "매월 최소 800억달러(약 87조원) 규모의 국채와 400억달러 상당의 모기지담보증권 매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시장은 채권매입 규모 확대 등을 기대했지만 그런 발표는 없었다.


다만 파월 의장은 "만약 경기회복세가 느려진다면 채권매입 확대 등 추가 완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경제 활동과 고용의 회복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초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연준은 백신 보급에 따른 효과 등을 고려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려잡았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9월 전망치인 마이너스(-) 3.7%에서 -2.4%로, 내년은 4%에서 4.2%로 상향 조정됐다.




꽁꽁 닫힌 지갑…미국인 씀씀이 오히려 줄었다


연말 쇼핑시즌이 시작됐음에도 미국인들의 씀씀이는 오히려 줄었다.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매장 방문이 급감한 때문이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1% 줄었다.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으로,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4%(마켓워치 집계)보다도 부진했다.

당초 0.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던 지난 10월 소매판매도 0.1% 감소로 이날 수정됐다. 두 달 연속 감소세가 이어진 셈이다.



美 원유재고 급감에 WTI 0.4%↑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급감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내년 1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20센트(0.4%) 오른 배럴당 47.8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내년 2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밤 11시20분 현재 38센트(0.8%) 상승한 51.14달러를 기록 중이다.

미국 EIA(에너지정보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내 원유 재고량은 310만 배럴 감소했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190만 배럴보다 큰 감소폭이다.

이날 달러화는 약세였다. 오후 5시22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26% 내린 90.24를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3.50달러(0.7%) 상승한 1868.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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