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 유튜버 허위 방송에 문닫은 간장게장집…사장 "너무 억울해"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 2020.12.16 12:04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유튜버의 허위사실 방송으로 자영업자가 피해를 보지 않게 법과 제도를 만들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유튜버 '하얀트리'


70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의 허위 사실 방송으로 재사용 논란에 휩싸인 대구의 한 간장게장 집이 영업을 중단했다. 이 간장게장집 사장은 재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며 "유튜버의 갑질과 횡포를 법과 제도로 막아 달라"며 국민청원을 올렸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유튜버의 허위사실 방송으로 자영업자가 피해를 보지 않게 법과 제도를 만들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관리자가 검토 중인 청원으로 비공개 상태지만, 16일 오전 11시30분 7000여명이 동의했다.

자신을 식당을 운영하던 자영업자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간장게장 무한리필 전문점으로 성실하게 장사를 시작해서 어느 정도 대구의 지역 맛집으로 자리매김하던 중 너무나 황당하고, 억울한 일을 겪게 되어 말씀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맛집 유튜버라며 방문 해 촬영을 하였고, 그 유튜버님은 며칠 뒤 '음식을 재사용하는 무한리필 식당'이라는 제목으로 저희 매장 영상을 업로드했다"며 "그 영상으로 인해 저희 매장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식당으로 낙인이 찍혀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이 아님을 해명하기 위해 영상에 '저희 매장은 음식 재사용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것과 유튜버가 오해할 수도 있는 부분에 대한 해명 글을 보냈다"며 "폐쇄회로(CC)TV도 다 보여드릴 수 있다는 내용의 댓글을 작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명 글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게 차단·삭제시켜 버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저희 매장에는 수많은 욕설, 항의, 조롱 등 입에 담지 못할 내용의 전화가 빗발쳤다"며 "포털 사이트 및 커뮤니티 들에서 악플들이 난무해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결국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1년여간의 코로나도 극복하면서 성실하게 운영한 매장을 한 유튜버의 허위 영상 하나로 문을 닫게 된 이 상황이 너무나도 억울하다"며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유튜버의 갑질과 횡포를 법과제도로 막을 수는 없는지 너무나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이 마음 편하게 장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해 줄 것을 청원한다"고 했다.

약 7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하얀트리'는 지난 7일 최근 A씨의 식당에 방문해 촬영하던 중 리필 받은 게장에 밥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재사용 의혹을 제기했다./사진=유튜버 '하얀트리'

앞서 유튜버 '하얀트리'는 최근 A씨의 식당에 방문해 촬영하던 중 리필 받은 게장에 밥알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재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영상이 올라간 뒤, 식당은 "리필시 고객님들께서 드시고 계시던 간장게장 소스와 꽃게를 같이 부어드리고 있다"며 "기존 소스를 부어드릴 때 간혹 고객 본인들께서 드시던 밥알, 야채 및 음식물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얀트리는 해당 영상을 삭제했고 논란이 커지자, 이 유튜버는 지난 11일 해명 영상을 올렸다. 하얀트리는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밥알이 나온 이유에 대해 피드백을 요청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사장님에게 잘못을 저질렀다"며 "정확한 팩트를 가지고 영상을 풀어나가야 했는데 파급력을 생각하지 못한 무지함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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