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SK는 '행복정담'이라는 사내방송(GBS)을 방영했다. 이 방송에서 최 회장은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직접 요리사 복장을 하고,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을 활용해 수원식 육개장을 요리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이 육개장은 SK그룹에 20~30년간 몸담았던 구성원들을 위한 것이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각 계열사에 재직 중인 직원은 물론 이미 은퇴한 직원까지 다수가 초청받아 최 회장으로부터 직접 '한식 코스'를 대접 받았다. 이 구성원 중에는 20년 넘게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사옥에서 직원들 식사를 담당했던 셰프도 있어 눈길을 끈다.
최 회장이 직접 요리를 한 것 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직원들과 최 회장이 나눈 대화 내용이다. 전·현직 직원들은 오랜 시간 SK 구성원들로서 겪었던 크고 작은 일화들을 최 회장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SK이노베이션(옛 SK주식회사) 노조위원장을 지냈다는 한 구성원은 위원장 임기중이던 2003년 회사가 어려움을 겪을 당시 최 회장에게 힘내라는 편지를 보냈던 사연을 소개했다. 당시 최 회장은 뜻밖의 답장도 했다고 회고했다.
또 다른 여성 직원은 SK가 "여성이 근무하기에 좋은 환경이었다"는 소감과 함께 최 회장에게 육아 방법을 묻기도 했다.
이날 방송을 접한 SK 그룹 내 한 관계자는 "SK가 그동안 어려움을 잘 딛고 일어섰기에 지금처럼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코로나19(COVID-19)로 모두들 어려운 시기에 이번 영상을 보고 많은 힘이 됐다"고 전했다.
이날 최 회장은 직접 고른 디저트에도 세심함을 보였다. 디저트로 나온 '밤'은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이천연수원 옆에 심어둔 밤나무에서 수확한 것이다.
최 회장은 식사를 대접하는 동안 "임직원들이 고생하고 노력해줘 크고 작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감의 뜻을 전했다. 초대된 직원들도 앞으로도 SK가 더 큰 행복을 나눌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화답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최 회장이 직접 출연한 사내방송은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지만 사내에선 매번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구성원들을 단결시키는 한편 위기극복 동력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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