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신 접종 개시…1호는 뉴욕 중환자실 간호사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12.15 02:04
[퀸스=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뉴욕 퀸스의 중환자실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미국에서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린지는 "희망과 안도를 느낀다"며 "나는 (백신이) 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마칠 시작점이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0.12.15.

1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코로나19(COVID-19) 백신의 접종이 시작됐다. 첫 접종자는 뉴욕 대형병원의 중환자실 담당 간호사였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의 일반 접종을 시작한 영국이 첫 접종자를 90세 여성으로 선택한 반면 미국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일선에서 사투를 벌인 의료진을 최초 접종자로 내세우며 백신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0분쯤 뉴욕시 퀸스에 위치한 대형병원 '주이시 메디컬 센터'의 중환자실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연구소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화상으로 첫 접종 장면을 지켜봤다. 투약을 마친 린지 간호사는 소감을 묻는 쿠오모 주지사의 질문에 "희망과 안도를 느낀다. 치유의 시간이 다가오는 기분"이라며 "나는 이게 우리 역사의 고통스러운 시간이 종료되는 시작점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흑인 여성 간호사인 린지는 뉴욕주의 가장 큰 의료서비스 기업인 노스웰헬스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다울링의 추천을 받아 첫번째 백신 접종자로 선정됐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1일 저녁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290만회를 투여할 수 있는 물량은 이날 오전부터 16일까지 각 지역 병원들을 포함한 636곳에 배송된다.

미시간주 포티지 소재 화이자 공장에서 출하된 1차 납품량은 현재 미시간대 병원, 조지워싱턴대 병원 등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누가 언제부터 백신을 맞을 지 등 접종 우선순위는 각 주정부가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전방 의료진과 장기요양시설 거주자를 우선으로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화이자 백신이 효과를 내기 위해선 첫 번째 접종 후 21일(3주) 간격을 두고 두 번째 주사를 맞아야 한다.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한 번의 투약으로도 코로나19로부터 일부 면역력을 갖추게 되지만, 2회 접종을 마쳐야 효능이 95%까지 올라간다.

미국은 현재까지 5000만명에게 면역을 생성시킬 수 있는 분량인 1억회분의 화이자 백신을 구매했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2000만명, 내년 3월까지 1억명에게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경우 내년 3월 이후 미국 인구 3억3000만여명 가운데 약 30%가 면역을 갖게 되는 셈이다. 현재까지 코로나19에 걸린 뒤 회복한 미국인 약 1000만명 가운데 상당수도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집단면역'은 인구의 60∼70%가 항체를 보유한 시점에 형성되는 것으로 본다.

미국 최고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이르면 내년 여름 또는 가을에 들어서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가을에 들어서면서 백신 접종자가 인구의 상당한 비중에 도달하면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것에 대해 편안하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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