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공매도 막는다 '수기→전산화'…대형증권사 6곳 착수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 2020.12.14 04:20

(종합)국내외 6개 증권사, 트루웹 서비스 도입



최근 국회가 불법공매도에 대해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등 처벌수위를 대폭 강화한 가운데 증권업계도 무차입 공매도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전산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차거래 전산화서비스 '트루웹(TruWeb)'을 출시한 핀테크 기업 트루테크놀로지스는 국내외 6개 대형증권사와 공식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국내 대형증권사 3곳과 대만계 2곳, 유럽계 1곳이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아도 증권대차의 중개업무를 할 수 있도록 규제특례를 받았다.

트루웹을 사용하는 기관들은 주식 차입자와 대여자 역할이 모두 가능하며 각자의 필요에 따라 거래방식을 선택해 명확한 전산화 기록을 남기며 대차거래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불법 공매도의 핵심은 '무차입'에 있다. 주식을 빌리지 않았음에도 마치 주식을 빌린 것처럼 없는 주식을 팔아치우는 것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위의 계약내역을 온전히 보관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 대부분 공매도 투자자들은 이메일 또는 네이트온 같은 메신저를 활용해 주식 차입·대여계약을 맺고 이 계약내역을 엑셀에 수기로 정리해왔다. 증권사 공매도 담당자들은 채팅 대화 내용 또는 이메일 기록을 다시 엑셀에 가공해 저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가공과정에서 다른 종목을 기재하거나 수량을 틀리게 적는 일이 생긴다. 이같은 '수기식 공매도'는 당국이 지적하듯 실수 뿐만 아니라 조작도 가능하다.

이에 공매도 시장참여자들을 전산화된 시스템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류입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독립된 서버에 계약내역 원본을 저장, 체결번호 생성 등을 통해 사후적으로 무차입공매도를 판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재우 트루테크놀로지스 대표는 "(불법 공매도의 해결책은) 전산화된 방식으로 차입계약을 해 전자적 방식의 '차입 영수증'을 생성해 보관토록 하는 것"이라며 "차입기록을 분·초 단위까지 생성하고 각 거래별로 고유 체결번호를 생성케 한 다음, 감독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원본을 제출케 한다면 (무차입공매도란) 의심은 대부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유체결번호'를 강조하면서 "만약 동일한 조건의 다수의 거래가 동일한 시간대에 확정됐다면 이를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며 "체결번호는 주문에 포함돼 차입증빙의 역할을 함으로써 주문오류와 지연을 막는다. 미국과 유럽 등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관건은 얼마나 많은 기관들이 전산시스템을 활용해 공매도거래를 하느냐다. 현재 '금융투자회사의 증권 대차 및 공매도 업무처리 모범규준' 4조에 따르면 대차거래를 이용한 회사는 △문서 △전화·모사전송·전자우편·메신저 △컴퓨터, 이와 유사한 전자통신 등의 방법으로 대차내역을 5년이상 보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업계는 주로 전자우편과 메신저 내역을 엑셀에 정리해 보관하고 있다.

당국은 여기에 전산화된 방식을 추가해 업계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불법공매도를 적발하기 위해선 매도시점과 대차계약 일시를 비교하는 게 핵심으로 이를 위해 조작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전산시스템 활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통과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무차입공매도를 사전에 적발하지는 못하더라도 사후적으로 무차입 여부를 적발하기 위해 보관방식을 전산화하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차입공매도 목적으로 대차계약을 체결한 자는 일시·종목·수량 등 대차계약 내역을 '조작이 불가능한 방법'으로 5년간 보관해야 한다.

금융위와 한국거래소의 요청시 이를 지체없이 제출해야 하는 의무도 부과됐다. 시행령 등 하위규정에는 △전산화된 대차시스템 사용 △공매도 주문제출 전 증권사에 차입내역 제출 등 구체적인 방법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산시스템만을 보관방법으로 규정하지 않고 기존 방식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업계에서 얼마나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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