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인해 영업을 못하는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나는 못하는 데 왜 저 집은 장사하냐'는 식의 업종간 갈등으로도 번지는 상황이다. 업종별 협회들은 집단행동을 시사했다.
지난 8일 0시부터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실내체육시설, 학원 등은 오는 28일까지 영업할 수 없다. 관련 자영업자들은 '같은 실내인 식당, 카페, PC방 등은 영업이 가능한데 왜 우리는 안 되냐'며 차별적 방역을 중단하라고 나섰다.
한국학원총연합회(학원연합회)는 지난 7일 입장문을 통해 "학원만 예외적으로 3단계에 해당하는 '집합금지' 조치를 적용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정부의 이번 조치가 바뀌지 않을 경우 집단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원연합회는 "다수 학생들이 이용하는 PC방이나 영화관 등은 오후 9시까지 운영토록 했다"며 "이는 학생들의 외출과 이동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도 전날 입장문을 내고 "PC방과 오락실은 밀폐된 좁은 공간에 불특정 다수가 출입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도 이용이 가능한 반면, 2~3명씩 소수 인원으로 이용하는 스크린골프장은 실내체육시설로 분류돼 이용이 금지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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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간 갈등도…"PC방은 되는데 왜 우리는 안 되냐"━
현장에서는 업종별 자영업자들간 갈등도 포착된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5년째 코인노래방을 운영한 A씨(42)는 "코인노래방에서는 집단감염이 단 한 번도 발생한적 없다"며 "오히려 지금 정부가 풀어주고 있는 식당, 카페가 코로나19 전파 주범"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PC방도 고위험시설이었는데 카카오 같은 대기업이 지지 성명을 내니까 바로 중점관리시설에서 제외됐다"며 "응집력이 약하고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업종은 장사하지 말라는 뜻인가"라고 덧붙였다.
반면 서울 동대문구에서 PC방을 운영중인 이모씨(48)도 "현재 영업을 못하는 타 업계 업주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면서도 "그렇다고 PC방을 희생양 마냥 전부 공격하는 건 건설적인 주장은 아닌 거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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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금지 범위, 정답은 없다…환자수를 줄이는 게 최선"━
사회적 거리두기 논의 기구인 생활방역 위원회에 참여하는 B위원에 따르면 거리두기 격상시 집합금지 대상이 되는 '고위험시설' 개념은 지난 11월 개편 전에 이미 정립됐다.
당시 △밀폐도(공간의 밀폐 정도) △밀집도(이용자끼리 모여 있는 정도) △군집도(이용자 규모·수) △활용도(비말 발생 가능성) △지속도(이용자가 머무는 시간) △관리도(방역 수칙 준수 여부) 6가지 항목마다 위험도에 따라 0점에서 2점을 부여해 점수가 높으면 고위험시설로 분류됐다.
현재는 이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시설의 필요도, 방역수칙 준수 여건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영여부를 판단한다. B위원은 "집합금지 범위엔 정답이 없다"며 "계속 보완해나가고 있지만 불만이 당연히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영업, 소상공인의 어려운 상황은 생활방역 위원회 위원들도 잘 알고 있다. '왜 빨리 단계를 안올리느냐' 얘기하지만. 이들을 생각하면 쉽게 올리기 어렵다"며 "현재는 코로나19 발생 환자수를 빨리 줄이고 유행을 다스리는 게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마스크를 끼기 어렵고 환기가 힘든 목욕탕이 영업이 가능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겨울철 집에서 온수가 나오지 않는 취약계층이 있을 수 있고, 또 현장 노무자 입장에서는 목욕시설이 없는 것이 생활에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제한적으로나마 목욕시설을 운영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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