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소재 코인노래방의 올해 장사는 사실상 오늘(7일)이 마지막이다. 다음날 0시부터 오는 28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루 더 여는 게 의미가 없다'며 아예 문을 닫은 업주도 있다.
경기도에서 5년째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는 7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오늘 오전 11시에 출근해 가게를 열었다. 올해 마지막 출근이 될 것"이라며 "그간 정부를 믿었는데 배신의 연속이었던 한 해였다"고 말했다.
오는 8일 0시부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다. 코인노래방을 비롯한 노래연습장, 직접판매홍보관, 실내체육시설, 학원이 추가로 집합금지 시설에 포함되고, 결혼식도 50명 미만으로 제한된다.
A씨를 비롯해 코인노래방 업주들은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라 총 4~5번의 집합금지 명령을 당했다. 지난 10월 12일 약 두 달 만에 가게를 열었던 업주들은 다시 문을 닫아야 한다. 정부가 오는 28일까지 2.5단계 적용을 발표했기에 사실상 올해 영업은 이날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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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노 업주 "차별적 방역 여전…집단감염 발생지인 식당, 카페는 왜 제한 않나"━
A씨는 한 번 '고위험시설'로 지목되면 차별적으로 핀셋 방역의 대상이 된다고 토로했다. PC방 업계는 카카오 등 대기업들이 나서서 업계 지지 성명을 내자 고위험시설에서 배제됐지만 노래방은 이런 '구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A씨는 "정부가 '노래방 사업은 무조건 나쁜 것이고 이런 건 하면 안 된다'는 사회 풍조를 심어주기 위해서 정책을 한다는 음모론이 생각날 정도"라며 "코인노래방은 지금까지 n차 감염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주로 발생한 카페와 식당은 놔두고 만만한 업계만 쥐어짜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눈물을 머금고 말을 잇지 못하다가 "두 달 가까이 영업하긴 했지만 고위험시설로 이미 낙인찍혀 가정경제는 무너졌다"며 "나라에 대한 어떤 믿음이 있었는데 모든 게 다 무너진 올 한 해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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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영업했지만…업주 발목 잡은 '30분 룰', 아예 폐업하는 업장도━
짧게나마 영업을 했지만 업주들 지갑 사정이 나아지지 못한 이유는 '30분 룰' 때문이다. 이 룰은 5분이든 10분이든 손님이 한 번 이용을 한 노래방 룸은 소독 후 30분 동안 반드시 비워놔야 한다는 방역지침을 뜻한다.
A씨는 "초기에 손님이 좀 몰리기도 했지만 나중엔 아예 손님이 없어 반강제적으로 30분 룰이 지켜졌다"며 한탄했다.
더는 영업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이번에 아예 '폐업'한 업주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4년째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업주 B씨는 "1단계 때 장사하다가 1.5단계로 올라가니 매출이 6분의 1로 급감했다"며 "하루 매출로 인건비도 감당하기 힘든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예 오늘 가게를 정리했다"며 "하루 더 장사한다고 이 빚더미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업주들은 경제를 잡겠다며 거리두기 단계를 조금씩 올리는 게 오히려 자영업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B씨는 "이렇게 집합금지 기간이 길어질 바엔 짧고 굵게 3단계 가서 다 같이 셧다운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경제도 살리고 방역도 하겠다' 이거 안되지 않았나. 하나라도 확실히 해줘야 모두가 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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