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재팬'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유니클로의 국내 최대 매장인 '명동중앙점'이 폐점을 결정했다. 불매운동에 코로나19(COVID-19)까지 확산되며 명동 상권이 붕괴되자 아시아 대표 매장인 명동점이 1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7일 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은 오는 2021년 1월31일 영업을 종료한다. 이 매장은 2011년 11월 지하철 명동역 7번 출구 바로 앞에 4개층에 3729.1㎡ 규모(약 1128평)로 들어선 상징적인 초대형 매장이다.
도심 거점에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유니클로는 불매운동과 코로나19 확산에 이중고를 겪으며 지난해 매출액이 629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1조3781억원 대비 54.3% 하락하며 반토막났다. 매출 감소에 비용 절감을 위해 유니클로는 올해 들어서만 매장 34개를 폐점하고 나섰다.
한국서 유니클로 브랜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9월1일부터 2020년 8월31일(16기)까지 유니클로의 임대료 비용은 전기(2018년 9월1일~2019년 8월31일) 1753억원 대비 1/3도 안되는 513억원에 그쳤다. 직원들에게 지급한 급여도 1356억원에서 1104억원으로 감소했다. 판관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대료와 급여를 줄이기 위해선 폐점이 불가피했고, 앞으로도 비용 절감을 위해 폐점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의 폐점은 명동 상권의 붕괴와 맞물린 것이다. 명동 상권의 주요 고객이던 중국인 관광객이 사라지자 명동에서 대규모 매장을 운영하던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 H&M이 지난달 1호 매장이던 명동점을 폐점했고, 에이랜드, 아리따움, 후아유의 명동점 등 주요 패션·뷰티 매장이 줄줄이 폐점했다. 명동은 국내에서도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상권인데,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만큼 매출을 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매출 감소 충격에 유니클로 매장은 내년까지 폐점이 이어질 예정이다. 12월에만 롯데피트인동대문점, 롯데마트 사상점·대덕점, 명일점 등 4곳이 추가로 문을 닫고 다음달 명동중앙점의 본격 폐점이 예정돼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불매운동 등으로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은 유니클로의 재고자산은 매출원가 기준 전기 31억원에서 당기 1337억원으로 폭증했다. 유니클로는 잘 팔리지 않는 품목이나 특정 사이즈 제품의 가격을 재빨리 할인해 재고를 남기지 않는 패션업체로 유명하지만 불매운동 앞에서 재고자산의 급증을 막을 수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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