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에서는 '제4차 한류 붐'이라는 표현이 여러 언론매체에서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1차 한류는 배용준의 '겨울연가', 2차는 소녀시대·카라 등 K팝, 3차는 K패션·음식)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한국 문화를 접하는 기회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한류 문화의 폭도 이를 즐기는 사람의 폭도 늘어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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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혐한 작가의 글━
주변에서 친한 사람이 '사랑의 불시착'을 추천해주자 한국 드라마를 왜 보냐며 화를 냈다던 그는, 재차 추천을 받자 넷플릭스(미국 기업)에서 보는 것이니까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봤다고 썼다.
다음 글에서 햐쿠타 작가는 "드라마의 설정이 황당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빠져 있었다"면서 "(한류에 빠져) 죄송하다"고 글을 이어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최근 1년 사이 300만에서 500만명으로 늘었는데, 2월 공개된 뒤 수개월 동안 1위에 올랐던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 드라마는 회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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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보다가 음식까지…늘어난 폭━
올해 일본에서는 한국 아이돌 영향으로 '달고나커피'가 유행이었고 K팝, K화장품, K패션 등도 골고루 인기를 얻는다. 4일자 주간 아사히는 '82년생 김지영'이 일본에서 21만부 넘게 팔렸다며 K문학도 확산된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가 계기가 됐지만 이번 한류는 즐기는 사람도 즐기는 대상도 그 폭이 넓어졌다. 한류 콘텐츠를 번역해온 작가 쿠와하타 유카는 마이니치신문에서 올해 일본 내 한류 현상을 이렇게 설명한다.
"중년의 엄마는 (배용준의) '겨울연가' 이후 처음으로 한류에 빠지고, 딸은 한국 아이돌에 빠져 K상품이 많은 도쿄 신오쿠보에 간다. 집안의 이런 분위기에 아빠도 한국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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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는 다르다━
한국 아이돌을 좋아하고 이들의 패션을 따라한다는 한 20대 일본인 여성은 3일 요미우리신문에서 "일본 패션은 예쁘게 보이려는 데 반해, 한국은 스타일을 좋게 하는 데 초점을 두는 거 같다"고 비교하고 "한국엔 독특한 디자인도 많다"고 말했다.
'사랑의 불시착'의 인기에는 한국식 코믹 요소와 함께, 주인공 현빈이 요리를 하는 등 일본서 보기 힘든 남녀 대응한 모습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앞서 나온 혐한 작가 햐쿠타는 "학예회 같은 일본 드라마와 달리 연기력이 좋다"고 평했다.
일본의 한 청소년잡지 편집장은 젊은층이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데 대해 "그냥 '한국=예쁜 것'으로 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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