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백신을 구매해도 생산·유통과 추가 검증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실제 국내 공급까지는 최소 4개월 이상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백신 공급 전까지는 사실상 치료제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셀트리온, 종근당 등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토종 치료제가 해외 백신 도입 시기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등과 백신 구매계약...다음주 공급계획 발표━
3일 질병관리청은 아스트라제네카와의 백신 구매계약과 관련 “코로나19 백신 국내 도입을 위해 현재 개별 기업과 협상이 진행 중에 있어 기업명 등 구체적인 사항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코로나19 백신 관련 협상을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종합해 조속히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국제백신협약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명분, 개별 제약사와 협상을 통해 2000만명분 등 올해 안으로 3000만명 분량(국민 60%)을 확보한 뒤 내년 2분기(4~6월)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코백스 측에는 선급금을 지불했고 2000만명분에 대해선 질병관리청이 해외 백신 개발사들과 개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는 해외 제약사와의 선구매 협상을 통한 구체적인 물량 확보 계획이 공개될 예정이다. 정부는 경쟁적으로 발표된 해외 백신들의 효과성·안전성을 아직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협상에 최대한 신중한 입장이다.
━백신 구매해도 최소 4개월 ‘공백기’...정부도 "2분기 접종"━
해외에서 백신을 들여온다고 해도 당장 접종을 실시할 수는 없다. 해외에서 임상3상을 마친 백신이라고 하더라도 연령이나 인종 등 다양한 요인으로 효과성이나 부작용이 달라질 수 있어 국내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또 접종 대상, 접종 방식을 구체화하는 실무적인 시간까지 더해지면 접종 시점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백신을 연내 확보하겠다고 하면서도 국내 접종 시점을 내년 2분기로 잡은 이유다. 백신이 확보돼도 최소 4개월간 백신 공백기가 이어진다.
이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사태를 안정시킬 수 있는 특효약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개발 중인 치료제는 이르면 이달 중 접종이 시작될 수 있을 만큼 개발 속도가 빠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백신이 우리 손에 쥐어지기 전까지 우리에게는 의료진들의 진료 노력과 함께 치료제가 있다. 이번 달 말쯤 되면 국산 치료제의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치료제가 완성되면 백신 접종은 좀 더 후순위에 둘 여유가 생긴다. 한국 방역의 최대 특징인 ‘빠른 진단’과 함께 치료제를 통한 ‘조기 치료’까지 더해지면 병상부족 문제 등 의료체계의 부담을 덜면서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상당히 안정될 수 있다.
아울러 백신 접종을 실시하더라도 면역 항체가 형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몇 주간의 시간적 간극, 이로 인해 백신을 맞은 뒤에도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야 하는 국민적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조기진단·치료로 의료부담 해소…‘국산 1호 치료제’ 경쟁 ━
국내 치료제 개발 업체 중 선두주자는 셀트리온이다. 최근 글로벌 임상2상 피험자 327명에게 항체치료제 투약을 완료했다. 중간결과를 확인한 후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면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사용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미 인천 송도 생산시설에서 환자 10만명분에 대한 초기 물량을 생산했다. 식약처 승인이 떨어지면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고령자·만성질환자)과 경증·무증상자에게 투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는 중증 환자 치료에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상은 중앙대병원·삼성서울병원 등 12개 병원에서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연내 2상 마무리가 목표다.
대웅제약은 경증·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의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내년 1월 조건부 허가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종근당은 러시아에 이어 멕시코 등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한 뒤 내년 1월 조건부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광약품, 신풍제약, 엔지켐생명과학, 크리스탈지노믹스, 동화약품 등이 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들 치료제가 개발에 성공하면 경증부터 중등도, 중증까지 대부분의 치료 옵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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