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코로나 수능 아침…짠한 소리없는 응원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0.12.03 10:02

[2021수능]성남고교 정문 일대 부산스러운 분위기 없어
영하 2도 등 추운 날씨 속 제자 응원하는 교사 모습 보여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3일 오전 경기도 성남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20.12.3/뉴스1 © News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성남-뉴스1) 유재규 기자 = "아들, 긴장하지 말고 잘 해야해. 쉬는시간 마다 핫팩으로 몸 녹이고…"

2021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3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제31지구 제 1시험장인 경기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성남고교 정문 앞에서 아들을 들여보내는 한 어머니의 말이다.

그는 고사장에 들어서는 아들의 손을 잡고 손등을 쓰다듬으며 "긴장하지 말고 차분히, 알았지?"라고 응원했고 수험생 아들은 "알겠어요"라고 대답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교실로 들어설 때까지 아들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눈물을 머금었다.

친구와 함께 고사장을 찾는 고3 수험생도 있었다.

A군(19)은 "수능날 아침은 소화가 잘 되는 계란말이, 국 등을 위주로 식사했어요"라면서 "하지만 점심은 거를 생각입니다. 3교시 외국어 영역에서 졸지 않으려구요"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친구 B군(19)은 "집에서 고사장까지 20~30분 되는 거리를 걸어왔어요"라며 "아침에 몽롱한 상태에서 시험보기 보다는 찬바람 맞고 걸으면서 정신을 맑게 하고 싶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중원구 일대 기온은 평균 영하 2도였고 체감온도는 그보다 낮은 쌀쌀한 날씨였다.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과 시민경찰들도, 교문에 들어서는 수험생들도, 덕담을 건네는 일부 교사들도 모두 두터운 옷을 입고 수험생들을 맞이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례없는 감염병 속에서 치러지는 수능인 만큼 평소 알려져 있던 수능날의 모습은 이날만큼 달랐다.

선배들의 '수능대박'을 응원하는 등 후배들의 부산스러운 열띤 응원전, 교문 앞 따뜻한 차 한잔과 다과를 건네는 학부모들의 모습 등 올해는 찾아볼 수 없었다.

고사장 인근에 설치된 '펜이 가는 곳에 정답이 있다'는 문구로 수험생들을 소리없이 응원하는 현수막만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추운 날씨로 귀까지 빨개져 가면서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를 응원하기 위해 홀로 오전 6시30분부터 고사장 교문에 서있는 교사도 있었다.


성일고교에서 사회문화를 가르치는 교사 C씨는 "해당 고사장에 우리 학교 학생들이 대다수 배정돼 응시하는데 예전 같았으면 풍선 등 응원도구를 마련해 격려했을텐데 올해는 그럴 수 없어 혼자 이렇게 나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오전 8시10분이 돼서야 고사장 교문은 닫혔다. 시험장에 간신히 도착하거나 늦는 학생은 없었다.

2일 수능이 치러지는 가운데 성남고교 정문 일대 수험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유재규 기자

한편 2021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이날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은 코로나19에 따라 가림막이 설치된 책상에 앉아 응시해야 하며 상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올해 수능당일은 오전 8시40분~오후 5시40분 전국 86개 시험지구 1352개 시험장에서 실시된다. 지난해보다 5만5301명 감소한 49만3433명이 응시원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경기도는 전체 27.9%에 해당하는 13만7690명이 수능에 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고사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51곳 더 증가돼 총 361곳(일반시험장 315곳, 자가격리 별도 시험장 27곳, 예비시험장 19곳)에서 진행된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한 병원시험장은 남부지역에 2곳 북부지역 2곳 등 총 4곳이다.

교통사고, 지병 등 불가피한 상황에 시험을 치르지 못한 응시생들을 위한 병원은 총 34곳으로 파악됐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6시험장인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에 수험생들이 들어가고 있다.2020.12.3/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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