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 위상 높여야죠"…하루 30가지 김치 먹는 '비비고' 김치팀장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 2020.12.02 15:55

[잇(eat)사이드]임희정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김치팀장

편집자주 | 히트상품 하나가 죽어가는 회사도 살립니다. 때문에 모든 식품회사들은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을 히트상품, 즉, '잇(eat)템'을 꿈꿉니다. 하지만 히트상품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잇(eat)사이드'를 통해 잇템 만들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열정과 눈물을 전합니다.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김치팀 임희정 팀장 /사진제공=CJ제일제당

"'김치게임'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5초 안에 떠오르는 아무 채소 이름과 김치를 함께 검색하는 것인데요. 게임을 해보면 놀랄 정도로 많은 김치가 검색됩니다. 이렇게 다양하고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는 김치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종주국 한국 김치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늘 고심합니다."

임희정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김치팀장(39)은 김치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 "김치는 한국인이라면 자부심 있게 말할 수 있는 한식을 대표하는 이름"이라는 임 팀장은 최근 논란이 된 중국의 '김치 원조' 주장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

임 팀장은 "중국에도 한국 김치와 유사한 형태로 현지 생산된 저가형 제품 시장이 형성돼 있다"며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정통 발효기술로 만든 한국산 김치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터무니없는 '원조 주장'을 하며 탐낼 정도로 해외에서 김치의 인기는 뜨겁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COVID-19)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발효식품인 김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의 올해 1~10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정도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이 2016년 내놓은 김치 브랜드 '비비고 김치'는 해마다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포장김치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에서 오랜 시간 1위를 지키는 대상 '종가집 김치'와의 시장 점유율 차이도 2018년 12.2%포인트에서 2020년9월 기준 4.2%포인트 차이로 좁혔다.

임 팀장이 말하는 비비고 김치의 핵심 경쟁력은 '좋은 원료'와 '독보적 기술'이다. 임 팀장은 "언제 먹어도 맛있는 김치를 만들고자 원료의 품질 강화와 표준화, 특허 유산균 적용, 작기별 최적 양념 배합 개발 등 꾸준한 연구를 진행했다"며 "기존 수작업 공정에서 탈피한 자동화 공정을 도입해 품질 안정화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좋은 원료에 대한 고집에는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지난 9, 10월 발생한 '김치 대란'처럼 긴 장마와 태풍으로 농산물 수급이 악화되면 곧바로 제품 공급도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 임 팀장은 "비비고 김치는 양질의 국산 원료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장마나 태풍처럼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며 "농산물 품질에 편차가 있어도 제품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노하우로 위기를 버텼다"고 말했다.

김치 대란 당시 바닥난 배추김치의 자리는 별미김치가 메웠다. 총각김치, 파김치, 열무김치 등 비비고 별미김치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5% 성장하며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임 팀장은 "별미 김치는 다양한 원물 고유의 특성을 빠르게 분석하고 맞춤형 배합·공정 설계가 필요하다"며 "여러 원물을 실험하고 많은 시행착오도 겪지만, 저희가 만든 제품이 맛있다는 반응으로 돌아올 때마다 고생한 연구원들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김치 연구원들은 늘 '김치를 어떻게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 고민한다. 언제 어디서 누가 먹어도 맛있는 김치를 개발하기 위해 몸에 김치 냄새가 밸 정도로 김치를 자주 먹는다. 하루에 30종류 이상의 김치를 먹을 때도 있다. 임 팀장은 "김치 고유의 특성을 바탕으로 각국 식문화를 반영한 상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활용법을 제안하기 위해 늘 고민한다"며 "김치의 세계화에 앞장서 전세계적으로 대표적인 김치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자가 알려준 '비비고 김치' 맛있게 즐기는 방법!
비비고 김치는 어느 일자에 먹어도 맛있지만, 저는 제조일자 일주일 정도 지난 제품부터 선호하는 편입니다. 잘 익은 비비고 김치는 라면, 고구마와 같이 먹으면 환상 궁합을 자랑합니다. 찌개에 넣어 먹으면 요리의 맛이 올라갑니다.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4. 4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5. 5 밤중 무단횡단하다 오토바이와 충돌 "700만원 달라"... "억울하다"는 운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