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경제·방역 모두 놓칠라…"거리두기 강화하고 진단검사 늘려야"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20.12.02 16:12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예비 소집일인 2일 오후 대전 서구 갈마동 한밭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유의사항을 듣고 있다 2020.1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COVID-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가운데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등 방역대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 연일 400~500명대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이미 거리두기 2.5단계 기준을 넘어섰지만 정부는 경제 충격을 이유로 추가 격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역학조사가 어려울 정도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일상 깊숙이 침투한 만큼 보다 과감하고, 강력한 방역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금처럼 확진자만 뒤쫓는 방역대책으로는 경제와 방역, 모두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중계만하다 외통수...논할 시간도 없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일 "사실 이미 늦었다. 내일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고 논술, 면접이 이어지고 연말연시 모임 등으로 상황은 악화일로가 될 것"이라며 "이제 논의나 생각할 때가 아니고 실행할 때"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하고 '중대기로에 있다'는 중계만 하고 있는데 이러다가 머지않아 2~3월 대구에서의 1차 유행 때처럼 엠블런스 타고 가다가 또는 집에서 치료도 못 받고 사망하는 환자들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중환자 병상은 갑자기 늘릴 수 없기 때문에 늦으면 외퉁수가 된다"며 "의료대란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방역대책 관련 정부의 의사결정구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의 중수본 ·중대본 체제는 이젠 낡은 형태가 된 것 같다"며 "질병관리청과 감염병전문가의 의견이 신속하게 반영되는 의사결정구조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정부와 민간의 감염병전문가, 기재부, 행안부까지 위원으로 참여하는 코로나 테스크포스(TF)를 만들어 방역대책이 보다 신속하게 시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1일 광주 북구 효죽공영주차장에 설치된 북구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진행하고 있다.(광주북구 제공)2020.1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확산세 끊고 가야"...'3단계 격상' 목소리도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일시상향을 촉구했다. 의협은 지난 1일 대정부 권고문을 통해 "거리두기는 코로나19 감염확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1.5단계나 2.5단계식의 세분화에 이어 '2단계+α' 같은 예외적인 핀셋방역 적용으로 매우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 교류가 가장 활발한 이달 초중순쯤 많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기에 1~2주의 단기간 강력한 거리두기를 통해 유행을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대한감염학회 등 11개 감염병 전문 학회도 지난달 20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방역에 관한 효과적 조치가 없다면 1~2주 뒤에는 하루 1000명에 육박하는 환자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방역조치를 선제적으로 강력하게 해야한다. 조치가 늦어지면 실제 유행의 규모를 줄이는 효과는 미미하고 부가적인 피해만 커질 것"이라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지만 신속하게 결정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3차 대유행 장기화 불가피..."조기 진단·조기 처리가 중요"
지금처럼 일상감염이 주도하는 3차 대유행에서는 거리두기 단계 상향이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연말을 앞두고 거리두기를 강화해도 사람들 간 접촉을 차단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선재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확진자들의 경로가 불명확한 3차 유행은 오래갈 수밖에 없다"면서 "원인이 명확한 1차, 2차 때는 거리두기 강화와 이동제한 등의 조치가 효과적이었지만 지금은 거리두기를 강화해도 쉽게 꺾이지 않아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단계 상향보다는 검사수를 늘려 숨어있는 확진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성률(검사수 대비 확진자수)이 2%를 넘은 지 한참 됐다. 이제 3% 가까이 나온다. 환절기라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안 받는 경우, 무증상인 경우 많은데 이들이 1주일 이상 접촉한 경우 전파시킬 만큼 전파해 격리가 무의미해진다"면서 "검사를 두 세배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파트나 백화점 등에 드라이브스루 등을 설치하고 이태원 유행 때처럼 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전화번호만 적고 익명으로 검사할 수 있게 하면 젊은 사람들도 검사를 많이 받을 것"이라며 "그렇게 5만~7만명이 검사해서 양성률이 1%미만으로 떨어지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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