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연구소? 중국의 은폐? 코로나 기원 1년째 미궁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20.12.03 01:39
/사진=로이터통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1년이 됐다. 어느덧 백신 개발이 완료되며 전염병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바로 코로나19의 기원이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전날 "향후 발병을 막기 위해 우리는 바이러스의 기원을 알기 원하고, 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성공은 장담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중국이 수상함을 바로 눈치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가운데). /AFPBBNews=뉴스1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유명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책 '격노(rage)'에는 미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을 때 백악관 내부의 움직임이 자세히 담겨 있다.

미국에서 첫 확진자가 확인된 것은 올해 1월20일. 그로부터 8일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매슈 포틴저 부보좌관 등 안보팀과 코로나19 관련 비밀 회의를 가졌다.

국제사회가 코로나19를 공식적으로 인지한 것은 지난해 12월 31일이었다. 중국이 당시 후베이성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 환자 27명이 발생했다고 보고하면서다.

당시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신뢰를 보낸 것은 포틴저 부보좌관이었다고 한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 중국특파원 등 중국에서 7년을 거주했다. 2003년 사스(SARS) 사태를 직접 취재하기도 했던 인물이었다.

그는 이미 중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 소식을 듣자마자 사태의 심각성을 직감하고 중국과 홍콩내 과학자와 의사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가 1918년 스페인 독감 수준 이상의 파괴력을 가졌음을 확신했다. 우드워드는 당시 상황을 두고 포틴저가 추측이 아닌 철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같은 결론을 냈으며, 대통령에게 곧장 중국발 입국을 금지하도록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포틴저는 또다른 불길한 예감도 품게 됐다.

그가 연락한 공산당 간부들이 "중국이 혼자서 전염병에 고통받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 게다가 당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CDC)는 1월 초부터 중국측에 바이러스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할 것을 요청하고, 도와주겠다고도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다.

중국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확히 알고있는 그는 중국이 고의적으로 상황을 은폐하고 세계로 퍼져나가는 것을 방치했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중국은 예상대로 혼자서 고통받지 않았다.

WHO는 3월이 되어서야 뒤늦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는 등 미적댔고, 확진자는 전세계에서 급증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2일 기준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378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148만명에 달한다. 미국은 1370만명 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러 기원설...쏟아지는 중국 은폐 의혹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과학자들은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실수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한다. /AFPBBNews=뉴스1

시간이 흐르고 중국이 코로나19 관련해 의심받을 만한 보도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5월에는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7월에는 이미 7년전 코로나19와 매우 유사한 바이러스 샘플이 우한연구소로 보내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는 사이 WHO는 코로나19 기원을 찾기 위해 조사단을 중국에 파견했지만, 우한 근처도 가지 않은채 허탕을 치고 돌아왔다.

CNN은 지난 30일 후베이성 보건당국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작성한 기밀문서를 폭로하기도 했다. 중국이 알고도 사태를 축소하고 은폐했다는 것이다. 이 문서에 따르면 우한시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건 지난해 12월 1일. 잠복기 등을 감안하면 이미 11월부터 바이러스가 중국내 퍼졌다는 얘기다.

같은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CDC 연구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미국인 혈액 샘플 분석을 통해 미국내 확진자도 공식 보고된 날짜보다 일찍 발생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이미 지난해 12월 중순 미국에 바이러스가 존재했다는 결론이었다. 이 역시 중국에서 훨씬 일찍 코로나19가 창궐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중국은 오히려 바이러스의 기원을 두고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해말 우한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하기 이전에 이미 유럽에 바이러스가 존재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같은 근거 중 하나로 우한의 수입 냉동식품 포장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이는 해외에서 바이러스가 중국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현재까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진원지로 지목된 중국 후베이선 우한 화난 수산물시장을 올해초 중국 당국이 통제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WHO는 첫 확진자가 나온 우한이 꼭 발병지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한다. 발병 시기 역시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의 바이러스학자 에티엔 시몬-로리는 AFP통신에 "최근 여러나라의 연구진들이 혈액 샘플 분석을 토대로 지난해 12월 이전부터 눈에 띄지 않는 감염 사례가 있음을 발견했지만, 여전히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명확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현재까지 확실한건 코로나19가 동물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라고 한다.

시몬-로리는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됐냐는 것"이라면서 "현재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주요 저장고라고 할수 있는 박쥐에게 의혹이 쏠리지만, 사람에게 전염되는 과정에서 매개 동물이 존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포유류인 천산갑이 대표적인 예이다.

AFP통신은 우한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실수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여전히 과학자들이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바이러스가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증거는 없다고 한다.

AFP통신은 결국 진원지로 지목되는 우한에 조사단이 방문해 실마리가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WHO는 지난 7월 조사단을 파견해 아무런 수확을 거두지 못한 후 아직까지 중국 재방문에 나서지 않았다. 지난달말이 돼서야 WHO는 "더 큰 규모의 팀을 가능한 빨리 꾸려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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