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라며 거리두기는 '찔금'…정부가 기준 어겼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20.12.01 12:00
(전주=뉴스1) 유경석 기자 = 전주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이 적용된 30일 전북 전주시 커피니 전주시청점 매장에 불이 꺼져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가능하며 음식점은 정상영업을 하되 오후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2020.11.30/뉴스1

정부와 방역당국이 연일 강조하는 코로나19(COVID-19) 확산 상황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괴리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적 신뢰를 잃게 되면 거리두기 실효성도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 정부는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알파(∝)'로 적용하고, 비수도권의 경우 거리두기 1.5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종전에는 수도권이 2단계, 비수도권이 1~2단계를 적용하고 있었다. 이미 2.5단계 기준인 전국 400~500명을 충족하고 있지만 핀셋방역이라는 이름으로 또 한번 단계를 세분화시켰다.

반면 방역당국의 발언 위험수위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지난 3월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국면"이라고 했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겸 중대본 1차장은 "누가 감염되더라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감염 재생산지수를 근거로 "1~2주 후 700~1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450명을 기록해 3일만에 500명 밑으로 내려간 29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 기자간담회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 사태와 관련해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되 집단감염 발생 위험도가 높은 사우나와 한증막 시설은 운영을 금지하기로 했다. 비수도권은 거리두기를 1.5단계로 상향조정하되, 지역특성에 따라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하는 지방자치단체는 2단계 격상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2020.11.29/뉴스1


거리두기 수위와 위험도 발언의 괴리


확진자가 연일 400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종전과 별 차이가 없는 거리두기 단계를 적용하면서도 연일 최고의 위기상황이라고 강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이번 거리두기 적용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일례로 사우나는 안되지만 목욕은 가능하고, 노래교실이나 관악기 수업에서 일반인을 안 되지만 입시생은 가능하다. 같은 헬스장이라도 공동주택 편의시설은 운영이 금지되지만 민간은 운영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이용자뿐 아니라 자영업자 사이에서도 고무줄 방역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정부가 자영업자 피해를 줄여보겠다고 결정한 상황이지만 자영업자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자 일각에서는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수위로 격상하고 진단검사를 통해 숨은 확진자를 걸러내는 '대규모 진화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앞에서 '노동개악저지! 전태일3법 쟁취! 총파업 총력투쟁 전국동시다발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거리두기로 국민 신뢰 잃어..."뒷북 결정 후회할 수도"


전문가들은 이번 거리두기 결정으로 정부가 또 한번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는 이번에도 스스로 정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말로는 치밀하고 선제적으로 한다고 하지만 매번 한 발 늦게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수도권을 2.5단계로 못올린 부분보다도 다른 지역의 2단계 격상을 안한 부분이 우려된다"며 "내일 모레 600명, 700명 올라가면 이번주 (거리두기 격상) 못올린 것을 후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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