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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거리두기 2+α 시행…서민 경제 생각해 2.5단계는 보류━
방역 당국은 전날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유지하면서 일부 시설에 추가 규제를 내리는 2+α단계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발생 확진자 수가 2.5단계 격상 조건에 들었지만 '서민 경제'를 생각해 2.5단계 시행 대신 일부 업장을 대상으로 '정밀 방역'를 펼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된 그룹운동(GX)나 킥복싱 체육관 등 실내체육시설·사우나(목욕장업) 등은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아울러 아파트 같은 공동생활시설 내 주민이 활용하는 카페·헬스장·독서실 등 편의 시설 운영도 할 수 없다. 또 '대학 입시 목적'을 제외한 사설 음악학원의 노래·악기 수업도 불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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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복싱은 안되고 복싱·태권도는 돼…업자 봐도 이상한 점 많아━
GX·줌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서울 한 헬스장 트레이너 홍모씨는 "2+α단계를 통해 사우나나 아파트 단지 내 모임이 제한되니 효과는 일부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우리 업장의 경우 2단계 때부터 GX 등은 자체적으로 운영 안해서 2+α단계에 따른 변화는 없는데, 집합금지가 내려지는 2.5단계보다는 α단계가 낫다"고 밝혔다.
그러나 종로구 소재 '○○사우나'(목욕탕) 종업원 A씨는 "다른 사우나에서 확진자가 종종 발생했으니 사우나 운영을 잠시 막은 정부 뜻은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일부 업장을 막아도 식당, 술집은 밤 9시까지 운영할텐데 확진자가 줄어들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A씨는 "전체적인 확진자가 줄어 단계가 1~1.5단계로 내려가야 자영업자가 그나마 사는데 2.5단계로 안 올린 게 옳은가 의문"이라며 "어제(29일) 정부 발표 이후 '한증막 못 쓰냐' '자고 가는 것 안되냐' 등 문의가 많아 나도 헷갈리는데, 2단계에서 토막 난 손님 수가 더 줄까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운영 정지 시설 선정을 두고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복싱 체육관을 운영하는 B씨는 "킥복싱 도장 운영을 금지한다는 일요일 정부 발표를 보고 '우리도 닫아야겠네' 생각했는데 닫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들었다"며 "단계 조정에 일관성이 없는 느낌인데 킥복싱장 입장에서는 억울할 것 같다"고 했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장모씨도 "태권도장은 2+α단계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며 "자영업자 배려한 정부 마음도 감사하지만 지금은 어차피 다들 위험하고 원생 수도 줄었는데 규정대로 올릴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α단계로 극적인 확진자 수 감소는 힘들 것 같다"며 "이를테면 한증막을 이용 못하게 해도 탈의실 등에서 감염될 수 있는데, 2+α단계로는 이를 막기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체육업체 대상 규제에서도 방역 구멍이 많이 보인다"며 "킥복싱이나 다른 무도나 현재 위험도는 비슷한데 일부만 규제할 게 아니라 2.5단계 이상으로 격상하는 일괄적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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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운동의 실제적 특성 고려…다만 상황 엄중하니 자제 권고"━
서울시 측은 "체육업장 관련해서는 중대본이 발표한 업종과 동일하게 줌바·태보·스피닝·에어로빅·스텝·킥복싱 등 격렬한 GX류에 대해서만 규제한다"며 "무도장으로 분류된 태권도장이나 복싱장은 운영을 할 수 있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싱은 '개인 운동'이라는 특징이 강하고 태권도는 '아이 돌봄'과 연결돼 있어 규제하지 않았지만 킥복싱은 보통 단체 운동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돼 제한하는 것"이라며 "다만 시국이 엄중한 만큼 다른 무도업장 측에도 잠시 운영 중단을 권고드린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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