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과잉규제' 지목한 전금법개정안 결국 발의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 2020.11.29 13:35


디지털 금융 혁신 촉진을 위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된 가운데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간 갈등의 불씨가 됐던 지급결제규제 관련 내용이 거의 그대로 포함되면서, 양 기관의 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디지털금융산업 정비·육성을 위한 지급지시전달업(My Payment),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등 신규 라이선스 도입과 진입규제 합리화를 포함한 전자금융업 규율체계 개편, ▲디지털 금융거래 서비스 이용자 보호 및 시스템 안정성 강화를 위한 전자금융거래업자의 이용자 예탁금 분리 보관 및 외부청산 의무화 등 내용이 담겼다.

한은은 이중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을 신설하고, 빅테크의 외부청산을 의무화하는 디지털 지급거래청산 제도화에 명백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주요내용 설명자료. /자료=윤관석 의원실


디지털 지급거래청산 제도화는 빅테크·핀테크 업체 간 거래 뿐 아니라 업체 내부거래까지 청산기관(금융결제원)을 통한 외부청산을 의무화하는 것으로, 지난 7월 금융위가 발표한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자금세탁이나 고객자금의 내부자금화를 방지한다는 취지다.


한은은 서로 다른 금융기관끼리 주고받을 차액을 정산하는 '청산'의 개념에도 맞지 않는 업체 내부거래까지 외부청산을 의무화하는 것은 '과잉규제'라고 지적해왔다.

또 금융위가 이를 근거로 청산기관에 대한 포괄적 감독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것은 지급결제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권한침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와 관련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결제원은 금융기관 간 자금 이체를 정산하는 기관인데 청산업무가 필요하지 않은 (빅테크 업체의) 내부거래까지 하게 되면 시스템의 안정성이 저하되고, 이를 이유로 금융결제원에 대한 포괄적 업무감독권을 갖겠다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며 "중앙은행에 대한 과도하고 불필요한 관여가 아닌가 한다"고 비판했다.

개정안에는 양측 갈등을 절충하는 차원에서 '금융결제원 업무 중 한은과 연계된 업무(한은이 금융결제원에 차액 결제 시스템을 제공함에 따라 신용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등 결제 리스크를 감축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금융위의 감독·검사에서 제외한다'는 부칙조항이 담겼는데, 한은은 이 경우에도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한 총관리·감독 권한이 한은이 아닌 금융위에 있다는 큰 틀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절충안으로써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발의된 전금법 개정안은 기존에 논의된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며 "한은이 한은법에 따라 지급결제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전금법 개정안은 지급결제가 원칙적으로 금융위의 관할이고 부칙에서 한은에 위임하는 것과 같아 한은법과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전금법 개정안 본문에서 한은이 관장하는 영역은 전금법 적용 예외로 명시해 한은법 적용대상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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