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맡은 피부, 놀라운 변화"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조철희 기자 | 2020.12.02 13:31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보타닉센스 대표/사진제공=보타닉센스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 스쳐 지나간 건가 뒤돌아보지만 그냥 사람들만 보이는 거야." - 장범준,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

코끝을 자극하는 향은 때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어떤 향은 식욕을 돋우기도 하며, 또 다른 향은 심신의 안정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향을 코가 아닌 피부가 맡는다고 한다. 눈으로는 보고, 귀로는 듣고, 입으로는 맛보고, 향은 코로 맡는 게 상식인데 피부도 향 성분에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피부, 간세포 등에도 향 수용체가 존재함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피부에 유효한 작용을 하는 화장품을 선보였다. 머니투데이는 박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향이 피부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향 성분이 코가 아닌 피부에서 작용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어떻게 이러한 효과를 발견했나?
▶영양 학자로서 영양소 과다로 발생하는 비만에 대해 오랜 연구를 해왔다. 2010년 비만 치료 물질을 찾던 중 식물에서 추출한 향 성분이 살을 빼는 데 효과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런데 향 성분이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지점이 믿기지 않았다. 알고 보니 지방세포와 간세포에도 향 수용체가 있어 향 성분이 여기에 붙어 작용한 것이다.

-이후 향 성분에 대한 연구는 어떻게 진행됐나?

▶관련 해외 연구를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해외에서는 후각, 미각 등 감각수용체들이 원래의 감각기관이 아닌 다른 곳에서 발견됐다는 보고가 막 나오고 있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실험을 진행해 향나무의 향 성분인 '세드렌'이 지방세포, 간세포의 향수용체와 결합해 지방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음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꾸준한 연구의 성과로 발견한 특허 성분들은 피부 가려움증 개선과 수분량 증가, 피부 탄력 개선, 피부 스트레스 완화, 기미·잡티 제거, 탈모 개선 등에서 뛰어난 효과를 가지고 있다.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보타닉센스 대표/사진제공=보타닉센스
-화장품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피부가 향을 맡을 때 일어나는 변화들은 예상보다 더욱 효과적이었고 이를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화장품을 만들게 됐다. 향을 맡은 피부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하는 것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화장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학자로서 그동안의 노력이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세상 사람들에게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가 되길 바랐는데 이번 연구가 궁극적으로 바라왔던 가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 화장품 회사 창업을 결정했다.

-향 성분이 화장품에서 어떻게 유효한 작용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향 성분은 순간에 사라지는 효과가 아닌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향 성분의 분자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이다. 피부가 흡수할 수 있는 분자 크기는 500달톤 이하인데, 히알루론산과 콜라겐 같은 경우는 분자 크기가 수백만에서 수 억 달톤에 이르기 때문에 피부 흡수율이 매우 떨어진다. 하지만 향 성분은 200달톤 이하 크기로 피부 흡수율이 굉장히 높다. 아토피 피부질환을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단을 진행했었는데 90% 이상이 좋은 효과를 봤다.

-향 성분 화장품이 크라우드 펀딩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진행했던 제품 펀딩은 각각 펀딩률 514%와 1만 772%를 기록했다. 올해도 이달 17일까지 펀딩 사이트 와디즈를 통해 신제품 펀딩을 진행한다. 이번 신제품은 기미 홈 케어 솔루션이다. 기존 대부분의 미백 제품들은 색소 침착의 원인인 멜라닌이 피부 표피로 나오는 것을 억제할 뿐 멜라닌의 양을 조절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민트, 허브 계열에 주로 들어있는 향 성분 '카르본'이 피부에 존재하는 향 수용체에 닿으면 멜라닌의 양을 저하시킨다.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멜라닌의 양 자체를 감소시켜 멜라닌의 정상적인 활동 체계를 잡아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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