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샐캡도 못 채웠던 한전 기습 연봉공개 왜?…이사회 의결 위반 논란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0.11.27 11:42

구단 운영 투명하게 하기 위한 김종갑 한전 대표 뜻으로 알려져

18일 오후 수원 장안구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의 경기에서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한국전력 배구단 제공) 2020.11.18/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한국전력이 27일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 의결과 달리 선수들의 연봉을 전격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구단 운영을 투명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남자부 7개 구단이 2022년부터 옵션 포함 연봉을 공개하기로 했던 결정과 어긋난 것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럴거면 이사회를 왜 하고, 구단들이 2022-23시즌을 앞두고 연봉을 공개하기로 한 결정은 왜 한 것이냐"면서 "신뢰를 무너뜨린 일방적인 행동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KOVO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여자부는 2020-21시즌부터 옵션 등 연봉을 공개하고, 남자부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의 옵션 포함 총 연봉을 오픈하기로 결정했다. 샐러리캡을 순차적으로 각각 31억원, 36억원, 41억5000만원으로 높이면서 연봉을 투명화하기로 한 것.

이는 이미 다년의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많아 구단들이 연봉 공개를 투명하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한전은 이날 갑작스럽게 보도자료를 통해 선수단 연봉을 공개했다.

배구계는 먼저 한전이 연봉 공개를 한 시점을 이해하기 어렵는 반응이다. 시즌 개막 전이나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도 아닌 2라운드가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 한전이 연봉을 공개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배구계는 뒤숭숭했다. 김종갑 한국전력 대표이사가 앞장서서 연봉 공개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연봉 공개 후 "계약의 투명화를 선도하려는 구단의 강한 의지와 팬들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연봉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한국 배구의 발전과 선수들의 대우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트레이드가 끝나고 선수단 구성이 완료된 시점이라 지금 연봉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한전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선수단 샐러리캡 최소 소진율(70%) 규정을 지키지 못해 징계를 받은 팀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1년 전이다. KOVO는 지난해 11월27일 샐러리캡(남자부 기준 26억원) 최소 소진율 규정을 지키지 못한 한전에 제재금 3억2500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한전은 당시까지 샐러리캡의 57.5%인 14억9500만원만 썼을 정도로 '짠돌이'였다.

하지만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신영석(6억원), 김광국(2억5000만원) 등 고액 선수들을 데려왔고, FA로 박철우(5억5000만원, 옵션 1억5000만원)를 영입하는 등 샐러리캡 최소 소진 규정을 준수할 수 있게 되자 기습적으로 연봉을 공개했다.

KOVO와 남자부 구단들은 뜻을 모아 지난해 한전의 제재금 3억2500만원 납부도 면제 해줬는데 이번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하는 격"이라면서 "불과 지난 시즌까지 최소 소진율도 못 채웠다가 지금 공개하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KOVO는 한전의 이사회 의결 사항 위반에 대해 징계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KOVO의 징계 및 제재금 부과기준 '4.연맹 또는 구단의 권익에 반하는 행위 ⑥이사회 결의사항 또는 총재의 시정요구 불이행의 경우'에 따르면 한전에 징계금 1000~2000만원을 부과할 수 있다.

한편 한전 관계자는 "타 구단과 협의가 안 됐고, 갑자기 연봉 공개한 것에 대한 비판은 감수하겠다"며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연봉을 공개한 것이 이사회 의결을 위반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전은 KOVO에서 선수들의 연봉을 공시한 것이 아니라 구단 자체적으로 공시한 것이 위법이 되는지 여부를 회사 법무팀에 자문을 구했고, 이사회 위반 여부는 더 따져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4. 4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
  5. 5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