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軍 집단감염에…접경지역 시내 '군인들이 사라졌다'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0.11.27 05:34

국방부 26일부터 ‘군내 2.5단계 격상’…모든 외부접촉 차단
연말 사적 모임 꿈도 못 꿔…위반 시 강한 징계 예고

(경기=뉴스1) 박대준 기자
경기 연천군의 육군 신병교육대대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26일 집단감염이 발생한 연천군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한 장병이 문을 잠그고 있다. 2020.11.2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경기=뉴스1) 박대준 기자 = “근처에 군부대가 많지만 군복 입은 사람 그림자도 찾기 힘들어요”

경기 파주시 문산시내의 버스터미널 인근 편의점 직원의 말이다.

최근 강원 철원의 한 군부대에서 30여 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진 데 이어 급기야 지난 25일에는 경기 연천의 신병교육대에서 군 최대규모 감염인 70명의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오면서 국방부는 결국 26일부터 전 부대에 대해 군내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격상했다.

이전부터 군부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엄격히 적용해 간부들도 외부 접촉을 극도로 삼가해 왔지만 이번 조치로 영외활동이 더욱 엄격히 차단됐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감염 여부를 떠나 무거운 징계도 감수해야 한다.

2.5단계 격상 첫날 접경지역인 파주시에서는 그동안 드문드문 보이던 군인들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경의선 금촌역 앞 로터리는 영화관과 PC방, 페스트푸드점이 많아 외출 나온 군인들이 많았지만 최근 그런 모습이 실종됐다.

또한 이곳과 인근 문산읍 홈플러스 앞 상가지역은 휴가와 복귀를 위해 택시를 잡는 군인들이 그나마 있었지만 27일부터는 전 장병의 휴가도 금지돼 이마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국방부는 26일부터 전 장병의 휴가와 외출을 잠정 중지하고, 간부들의 사적모임과 회식은 연기 또는 취소하도록 통제했다. 특히 장교들의 경우 집과 부대만 오가는 생활을 당분간 감수해야 한다.

파주지역 모 부대 장교는 “출퇴근길에서도 일반인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같은 부대 동료와 카풀을 하고 있다. 집이 영외인 다른 간부들은 부대 셔틀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집에 와서도 외식은 꿈도 못 꾼다. 편의점이나 생필품 구입을 위해 가끔 마트에 가는 정도가 외출의 전부”라며 “군인 가족은 민간 종교시설도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월18일 육군 1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입영장정을 대상으로 PCR검사(유전자 증폭) 전수조사를 위한 검체 채취를 하는 모습. (육군 제공) 2020.5.18/뉴스1

1군단 사령부가 위치한 고양시의 한 부대 인근 식당 업주는 “코로나 사태 이전 지역경제를 살려주겠다며 식당에 몰려오던 군인들이 이제는 간부들조차 영내에서 모든 식사를 해결한다고 한다. 영업손실도 중요하지만 하루빨리 이 사태가 끝나 군인들도 고생을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5일 연천 제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는 같은 접경지역에 위치한 고양과 파주지역 군부대들에게도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제9사단 신병교육대는 정상 교육 과정을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연천 신교대의 경우 입영 당시 음성을 받은 신병이 1주일이 지나 증상이 나오면서 감염이 확산된 것”이라며 “이에 입영 직후 검사는 물론 잠복기를 감안해 1주일 후 재검사를 추진하고, 잠복기 기간 중 훈련을 멈추거나 실내교육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18∼20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DX 코리아’에 파견됐다 돌아와 확진 판정을 받은 군 간부의 해당 부대는 현재 일반 병사는 물론 전 간부가 영내에 대기하며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접경지역의 대다수 부대들이 올해 연말에 예정됐던 모든 훈련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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