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집단반발 돌입…"秋, 총장 직무배제 철회해달라" 의견서 줄이어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김태은 기자 | 2020.11.26 13:59
추미애 법무부장관./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지시에 반발하는 검찰 내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수원 고검장들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최근 검찰 상황에 대한 일선 고검장들의 의견' 이라는 제목으로 추 장관의 조치를 규탄하는 단체 의견서를 작성해 올렸다.



침묵하던 고검장들 "의견 드려야 공직자"


고검장들은 "누적된 검찰 관련 상황에 대해 아무 의견을 드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공직자로서의 자세가 아니라는 판단 하에 고검장들의 공통된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고 했다.

검찰 내 최선임급들이 의견을 모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현재 검찰의 고검장은 총 9명으로 고기영 법무부 차관,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찰총장 직무권한 대행),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3명을 제외하곤 모두 이날 의견서에 이름을 올렸다.

고검장들은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행사에서부터 직무 집행정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논란이 빚어지는 이유는 일련의 조치들이 총장 임기제를 무력화하고 궁극적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몇 달 동안 수차례 발동된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굳이 우리 사법 역사를 비춰보지 않더라도 횟수와 내용 측면에서 신중함과 절제를 충족했는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징계 청구의 경우 주된 사유가 검찰총장의 개인적 사안이라기보다는 총장으로서의 직무 수행과 관련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형사사법의 영역인 특정 사건의 수사 등 과정에서 총장의 지휘감독과 판단 등을 문제 삼아 직책을 박탈하려는 것 아닌지 깊은 우려를 하는 바"라고 했다.

고검장들은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강화라는 검찰개혁의 진정성이 왜곡되거나 폄하되지 않도록 현재 상황과 조치에 냉철하고 객관적인 평가와 판단 재고를 법무부장관께 간곡히 건의 드린다"고 강조했다.




대검 핵심 간부들 "추미애 위법·부당"…秋와 함께하던 전 법무부 간부 동참


대검 핵심 중간간부들도 이날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집행정지는 위법·부당하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창수 대변인과 전무곤 정책기획과장 등 27명은 이날 오전 이프로스에 '대검찰청 중간 간부들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윤 총장을 가장 가까이서 보필하며 입과 귀 역할을 맡아왔다. 전 정책기획과장은 최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서 윤 총장을 대면조사하겠다고 찾아왔을 당시 어렵다는 뜻을 전하며 중재 역할을 해왔다. 그는 직전에 법무부의 핵심 보직인 형사기획과장 직책을 맡아 추 장관을 보필하기도 했다.

이들은 "검찰이 변화해야 한다는 국민 뜻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다만 최근 검찰을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는 상황들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공직자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는 데에 뜻을 함께했다"고 했다.

이어 "검찰공무원은 범죄로부터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고, 온전한 법치주의 실현을 통해 자유롭고 안정된 민주사회를 구현해야 할 사명이 있다"며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집행정지는 적법절차를 따르지 않고, 충분한 진상확인 과정도 없이 이뤄진 것으로서 위법·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물론이고 검찰개혁, 나아가 소중하게 지켜온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원칙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검찰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책임과 직무를 다할 수 있도록 징계청구와 직무집행정지를 재고해 주실 것을 법무부장관께 간곡하게 요청드린다"며 "저희들도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공무원으로서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나가겠다"고 했다.



전국 검사장까지 동참…이성윤 김관정은 빠졌다


일선 검사장들도 단체 의견서 제출에 동참했다. 총 17명의 일선 검사장들은 이날 오후 "검찰의 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자 하는 검찰개혁의 목표가 왜곡되거나 그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를 냉철하게 재고해 바로잡아 줄 것을 법무부장관님께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날 입장문에 뜻을 함께한 검사장들은 김후곤 서울북부지검장, 노정연 서울서부지검장, 이주형 의정부지검장, 고흥 인천지검장, 문홍성 수원지검장, 이두봉 대전지검장, 노정환 청주지검장, 조재연 대구지검장, 권순범 부산지검장, 이수권 울산지검장, 최경규 창원지검장, 여환섭 광주지검장, 배용원 전주지검장, 박찬호 제주지검장, 김지용 서울고검 차장검사, 이원석 수원고검 차장검사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 이정수 남부지검장을 비롯해 대검찰청 소속 검사장급 간부인 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 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 등은 불참했다.

검사장들은 "헌법과 법률상 국회 인사청문회,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검찰총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해 둔 것은 검찰의 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중립을 위함"이라며 "그럼에도 법적절차와 내용에 있어서 성급하고 무리하다고 평가되는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이를 뛰어넘어 곧바로 그 직무까지 정지하도록 한 조치에 대해 대다수 검사들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일선 평검사들의 충정어린 목소리에도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며 "대다수 검사들은 이러한 불합리한 상황이 바르게 정리돼 검찰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에서 단체로…검란 현실화?


/사진=뉴스1


검사들의 반발은 개인 행동에서 단체 행동으로 점차 번져가는 모양새다. 간부급 뿐 아니라 평검사들도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이날 의정부지검과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법무부 장관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위법하고 부당한 이번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지시는 철회돼야 한다"는 취지의 평검사 입장문을 게시했다.

단체 의견서 발표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내 36기 수석 평검사들은 이날 회의를 열어 전체 평검사 회의 방안을 논의한다. 회의에서는 지검 내 전체 평검사 회의 개최 여부와 의견 표현 방식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검찰청 중 가장 규모가 큰 서울중앙지검에서 평검사 회의가 열릴 경우 다른 검찰청의 움직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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