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교육대에서 대규모 코로나19(COVID-19) 확진사례가 발생하면서 군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감염이 확인된 병사는 70명으로 지금까지 군 감염 사례중 최대규모다.
26일 방역당국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경기도 연천군 육군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간부 4명, 훈련병 66명 등이다.
군은 곧바로 군내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상향했다. 다음달 7일까지 모든 장병의 휴가와 외출이 중단된다. 영외자와 군인가족의 대면활동도 금지된다. 연천 군부대 집단감염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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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훈련소 코로나 확산에 최적화━
군의 집단감염은 국방 차원에서도 중대한 문제다. 감염자의 이탈과 방역 활동에 전력이 치중하게 돼 우리 방위체계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할 수 있어서다. 군이 방역의 우선순위로 꼽히는 이유다.
훈련소는 코로나19 확산에 최적화된 장소다. 훈련병은 입소 직전까지 활발하게 외부활동을 하고 입대하는 경향이 짙다. 입대전 잦은 술자리와 만남을 가지면 감염 위험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입소 후에는 폐쇄된 공간에서 집단 숙식을 한다. 먹고 자고 생활하는 모든 게 집단으로 이뤄진다. 확진자가 내뿜는 바이러스양도 많은 환경이다. 20대의 바이러스 배출량은 다른 연령대보다 많다. 여기에 훈련 같은 빈번한 신체활동으로 호흡 활동이 커지면 배출되는 바이러스양도 급증하게 된다.
현재 훈련소 감염을 막을 뾰족한 방안은 찾기 어렵다. 실내 환기와 위생관리, 거리두기 만으로 전파를 차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외부유입을 막는 것이 최선의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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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진단검사 1회로 막지 못한다━
감염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은 이 훈련병의 증상발현시기가 잠복기 언저리에 있어 외부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두고 심층역학조사를 진행중이다.
지난 5월부터 모든 훈련병은 입영 후 1~2일차에 검체를 채취하고 진단검사를 한다. 검사는 여러명의 검체를 섞어 한꺼번에 검사하는 '취합검사법(Pooling)'을 활용한다. 취합검사법은 여러 명의 검체를 혼합해 1개 검체로 만들어 검사하고 양성 시 남은 검체를 개별 재검사 하는 방식이다. 1개의 결과로 다수의 음성환자를 쉽게 걸러낼 수 있어 검사효율이 높다.
하지만 이런 검사도 만능은 아니다. 취합검사법의 기본 원리에 해당하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는 약 2%의 환자를 걸러내지 못한다. 연천 신병교육대 초발환자처럼 잠복기 상태에서 입소한 훈련병이 그 사례다. 잠복기를 고려한 2회 진단검사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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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대 감염, 생각보다 심각하다━
25명 중에는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전력이 있는 10명이 포함됐지만 나머지 15명은 자신이 감염됐는지 몰랐다. 이들에 의해 감염된 사람은 현재 재생산지수 1.5를 적용하면 30명이다. 20대의 무증상 감염에 의한 전파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20대 확진자의 증가세는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9월말~10월초에 걸친 코로나19 발생 40주차 확진자의 20대 비율은 10.6%였으나 지난주인 47주차는 17.8%로 높아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젊은 층의 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며 "20~30대 감염자 비중은 한 달 새 28%까지 증가했고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젊은 중환자의 수도 19명에 달한다”고 우려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활동 범위가 넓고 무증상 감염이 많은 젊은층은 코로나19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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