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집행' 막으려 전기철문 설치한 사랑제일교회…사진찍자 "저 놈 잡아라"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 2020.11.26 11:22
사랑제일교회 진입로에 세워진 전기 철문. 신도들이 신원을 확인받은 뒤 교회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이정현 기자

사랑제일교회 측이 세 번째 명도집행(명의양도 집행) 위기를 넘겼다. 이들은 명도집행을 막기 위해 교회 진입로에 전기 철문까지 설치했다.

26일 오전 사랑제일교회 주변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치열한 대치가 벌어졌던 전기 철문 주변에는 소화기가 나뒹굴었고 바닥은 소화 분말로 뒤덮혔다. 입구를 막았던 차량들은 대부분 파손된 상태였다. 교회 뒷편에는 철조망이 높게 둘러쳐져 있었고 내부에서는 방어 구조물을 만들기 위한 용접 소리가 새어나왔다. 기자가 사진을 찍자 "저 사진찍는 놈 잡아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현재 사랑제일교회에는 다음 명도집행을 방어하기 위해 신도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들은 가지고 온 차량을 교회 진입로에 주차해 다른 차량 진입을 막았다. 전기 철문 앞에서는 기존 신도들이 방문객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한 뒤 교회 안으로 들여보냈다. 신도들은 박카스와 영양제 등을 양손에 들고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소화기 분말로 뒤덮인 사랑제일교회 진입로./사진=이정현 기자

밤사이 치열했던 대치에 인근 주민들의 불안이 쏟아졌다. 인근 주민 A씨는 "어제 밤에 한숨을 못잤다"면서 "밤새 상황을 지켜봤는데 무슨 전쟁이 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아침 8시쯤에도 어떤 교인이 갑자기 화염병을 던져 불이 크게 나 소방차가 왔다"며 "이 주변에 살고 있는데 오늘부터 걱정되서 잠을 잘 못잘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B씨는 "사랑제일교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불안해 죽겠다"면서 "단순히 불나고 시끄러워서 그러는게 아니라 코로나19가 확산될까봐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철조망이 설치된 사랑제일교회 뒤편./사진=이정현 기자

집행 인력들의 토로도 이어졌다. 새벽 명도집행에 투입됐던 집행관 B씨는 "어젯밤 나한테 화염병이 날아오는데 눈앞이 아찔한 게 죽는 줄 알았다"면서 "아직 언제 다시 한다는 말은 없지만 다음에 또 한다고 하면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역업체 직원 C씨는 "어두운 새벽에 갑자기 진행하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벽돌같은 게 날아오는데 보이지도 않고 맞으면 크게 다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직원은 "몸으로만 했으면 어떻게든 힘을 쓸텐데 철문 뒤에 서서 화염병 던지는데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북부지방법원 소속 집행관들과 장위10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들은 26일 새벽 1시20분부터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명도집행에 들어갔다.

570여명의 집행인력이 투입돼 명도집행을 시도했지만 신도들의 저항으로 결국 교회 진입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신도 및 집행인력이 부상을 입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도집행은 이날 오전 8시30분 종료됐다. 서울북부지법은 현재 정확한 부상 인원을 확인 중이다.

한편 경찰은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수사를 할 방침이다. 서울종암경찰서는 형사과장을 전담팀장으로 하는 18명 규모의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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