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보면 미중관계 안다…"中인권·홍콩문제 관심둘 것"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 2020.11.25 16:06

미국의 '동맹국'과 협력 강조…전문가 "중국이 블링컨 지명 축하하진 않을 것"

(윌밍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2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서 가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새 외교안보팀 소개 기자회견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낙점한 미국 앤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국무장관 지명자의 견해가 향후 미중관계와 아시아태평양 안보·역학 구도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CNBC는 24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가 △미국의 동맹국 구축 △국제기구와 관계 회복 △중국에 무역뿐 아니라 인권·홍콩 독립 문제까지 언급하는 강경함을 띌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의 선임 연구원인 아이작 스톤피쉬는 "블링컨의 커리어는 미국의 동맹국들과 관계를 구축하는데 집중돼왔다"면서 "블링컨 지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앞으로 미국의 동맹국들과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실행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블링컨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 안보보좌관으로 바이든을 보좌했으며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국무부 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미국 동맹국과 협력에 방점…전문가 "중국 국영기업-인권-홍콩 문제에도 관심"


CNBC는 "분석가들은 미국이 동맹국들과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대중관계에서 보다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중국 포용 접근법(engagement policy)에서 탈피,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강경한 정책을 써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고, 멕시코·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취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은 지난 4월 30일 체텀하우스 주최 웨비나(웹세미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세계로부터 고립시켰던 방식에서 벗어나 국제기구 참여를 통한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써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다른 동맹국들과 협력하고 중국이 자신의 책임을 다한다면, 우리는 지난 2~3년간의 대립 양상보다는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단순히 무역적자 문제를 지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중국 국영기업의 지배력에서 인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에 관심을 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5월 블링컨은 중국이 국가보안법으로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것과 관련해 중국에 제재를 사용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 미국 국무부 관료 출신인 신미국안보센터의 리처드 폰테인 소장은 CNBC에 "중국이 블링컨 지명을 축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오바마 행정부와 비교하자면,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해 보다 회의적인(skeptical) 시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윌밍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서 가진 새 외교안보팀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바이든-블링컨 "동맹국의 협력과 파트너십" 강조


블링컨은 24일(현지시간)에도 "미국은 세계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며 각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링컨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새 외교안보팀 지명자들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미국 최고 외교관으로서 협력과 겸손함을 추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블링컨은 "바이든 당선인의 말처럼 우리는 전 세계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는 없다. 다른 나라와 협력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들의 협력과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무대에 함께 오른 국무장관, 국가정보국장(DNI), 주유엔대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등을 가리키며 "미국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팀"이라고 소개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는 세계로부터 물러서지 않고 세계를 이끌 준비가 돼 있고, 동맹을 거부하지 않고 적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의 외교무대 복귀와 동맹 강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 팀은) 미국은 동맹과 함께할 때 가장 강력했다는 내 신념을 상징한다"면서 "파트너와 손잡는 게 우리가 미국을 진정으로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동맹과 함께해야 불필요한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적을 억제하며, 테러리스트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외교정책과 국가안보를 단순히 바로잡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그려낼 것"이라고 말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폐기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윌밍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서 새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지명자를 소개한 뒤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떠나고 있다. ⓒ AFP=뉴스1



"바이든 행정부, 아태지역서 미국의 경제 리더십 재구상할 것"


바이든 행정부는 아시아태평양에서 미국의 경제 리더십을 재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시아태평양지역에는 두 개의 대규모 자유무역협정이 있다.

하나는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CPTPP)이다. 지난 오바마 대통령 시절 구상했던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에서 유래된 것으로 오바마 행정부는 TPP에 대해 의회 승인을 받지 못했다.

지난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탈퇴를 선언했고 남아 있는 11개국이 CPTPP에 서명했다.

다른 하나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이다. 중국, 호주, 일본, 대한민국 등 15개 국가가 서명한 무역협정이다. 22억명의 인구, 세계 경제 국내총생산(GDP)의 30%인 26조2000만달러의 경제 규모를 지녔다. RCEP에 미국은 없다.

폰테인 소장은 "현재까지 차기 행정부는 TPP의 미래에 대해 어느 쪽으로도 약속하지 않았다"며 바이든 당선인과 그의 행정부는 미국이 TPP도 RCEP도 아닌 시기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경제적 리더십의 미래가 무엇일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폰테인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와 구별되는 바이든 행정부의 특징은 다자주의에 대한 접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대통령 당선인과 그의 팀은 동반자, 동맹, 같은 마음을 지닌 나라들과 기후변화, 세계 보건, 팬데믹, 중국, 그리고 기타 모든 주요 이슈에 있어 어떻게 협력할지 말하려고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폰테인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내린 관세를 바이든 행정부가 유지하거나 완화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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