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들은 또 일부 대리점에서 여전히 '산재보험 가입 방해' '세금 탈루' '부당 계약 해지'가 일어난다며 본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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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또 심근경색……"과로사 위험 여전" ━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과로사위)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갑질에 속수무책인 CJ대한통운 대책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의 조속한 대책 시행을 촉구했다.
과로사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한통운 장수터미널에서 근무하던 택배노동자 1명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됐다. 해당 노동자는 긴급 수술을 받은 끝에 생명을 부지했지만 택배노동자들은 "과로가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과로사위는 "10월 박근희 대한통운 대표 이사가 대책을 발표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과로사 위험은 여전하다"며 "대한통운이 한 것이라고는 이달부터 분류작업 인력을 투입하겠다는 약속을 뒤집어 투입 일정을 3월로 미룬 것이 전부"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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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보험료 낸다며 수수료 삭감 뒤 가입 안해" …본사와 거꾸로 가는 대리점━
과로사위는 "안성터미널 공도대리점 소장은 7월 3일 택배 기사 16명을 모은 회의 자리에서 산재보험 가입을 명목으로 건당 배송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20원 삭감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다"며 "기사당 한 달 평균 물량이 약 8000개라 급여에서 약 16만원이 빠지는 꼴인데, 월 2만2000원에 불과한 산재보험료를 핑계삼아 금전을 갈취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16명 중 6명의 기사는 이날 과로사위에 '지급된 8월분 수수료가 실제로 20원씩 차감된 금액으로 입금됐다'는 내용의 자술서를 제출했다. 친필 서명이 들어간 자술서에는 '이달 23일까지 산재보험 가입은 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도 기재됐다.
과로사위는 "본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산재보험 가입 완료도 공언했지만 현장에서는 수수료 삭감, 임금 갈취 당할 일을 걱정해야 할 판"이라며 "아울러 소장이 기사들에게 지급한 수수료를 실제보다 20~30만원 높게 책정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기도 했는데, 세금 탈루 방법으로 보인다"고 했다.
과로사위는 "양재제일집배점의 경우 택배 기사가 물량 일부를 다른 집배점의 동료에게 부탁했다는 이유로 대리점 소장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주 평균 80시간, 일 평균 300건 이상의 물량을 배송한던 기사가 추석 연휴로 늘어난 물량에 대해 도움을 청했는데 해고한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해당 기사는 집배점장으로부터 '양도 금지'확약서 서명을 요구받았는데, 두번째 확약서 서명을 거부한 뒤 해고 통보됐다"며 "본사도 초과물량 공유제를 발표한 만큼 물량이 많은 상황에서, 일부 물량을 동료와 공유해 해고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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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문제는 본사가 나서서 해결해야━
이어 "과로사 대책 이행 과정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문제 해결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공도대리점장의 불법행위에는 형사고발 조치, 계약해지가 필요하고 서초터미널과 창녕터미널에서 벌어진 해고 통보는 철회돼야 한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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